'묻지마 투자' 온라인에선 방치

'묻지마 투자' 온라인에선 방치

이대호 기자
2009.02.12 10:59

< 앵커멘트 >

금융감독당국은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무분별한 '묻지마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상에서는 '묻지마 투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대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투자자 보호를 기치로 내건 자본시장법.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이후 은행 창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하려면 최소 30분에서 최대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졌습니다.

펀드 판매 직원이 투자자의 성향을 면접조사하고 약관을 비롯해 펀드와 관련한 투자정보를 면밀하게 주지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같은 펀드라도 온라인을 이용하면 단 몇 분 만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기자 스탠드 업]

제가 직접 콜옵션까지 담겨있는 파생상품 펀드를 온라인으로 가입해보겠습니다.

공격적인 투자 상품인 이 펀드를 가입하는 데 클릭 한 번이 남아있는 최종 단계까지 불과 2분 여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

펀드를 온라인으로 가입할 때는 투자성향 조사를 비롯해 자본시장법과 함께 시작된 면밀한 상담을 피할 수 있고,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투자설명서와 펀드 약관은 말 그대로 다운만 받아 놓으면 그만입니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안전하기 때문일까.

살펴본 결과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펀드, 원자재를 기초로 한 펀드뿐만 아니라 코스피200에 콜옵션까지 투자하는 공격적인 파생상품까지 자본시장법 이후에도 인터넷으로 아무런 규제 없이 가입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창구를 방문한다면 투자성향이 가장 최고 등급인 ‘공격적 투자자’로 조사돼야 가입할 수 있고, 본인의 성향이 상품보다 안정 추구형으로 나타난다면 이후 발생하는 책임에 대해서 투자자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에 서명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녹취]

펀드판매 직원:

‘자통법 때문에 투자설명서를 다 작성해주시고 저희도 다 받아야 하거든요. 안 받으면 저희도 큰일나요. 고객님이 작성하실 때는 저희 앞에서 자필서명을 해주셔야 하고 저희가 그 상품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려야 하기 때문에...’//

새롭게 출범한 한국금융투자협회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마땅한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로그인 할 때 투자성향을 파악하는 등 오프라인과 같은 효과를 갖는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그 보호 장치가 마련되기 전까지는‘묻지마 투자’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 당국은 자본시장법에서 말하는 투자자 보호란 판매사가 투자를 권유할 때를 말하는 것이라며 가입자가 직접 온라인을 통해 가입할 때는 규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박삼철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총괄팀장:

‘자본시장법상 강화된 펀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들, 예를 들어 투자자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든지, 펀드 투자 위험을 설명해줘야 하는 규제들은 투자 권유 행위가 있는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따라서 온라인 펀드 판매와 같이 투자 권유 행위가 없는 경우에는 이런 규제들이 적용되지 않게 됩니다.’ /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며 시행된 자본시장법.

하지만 투자자를 위험한 상품으로부터 지키겠다는 게 아니라 판매사로부터 지키겠다는 좁은 의미의 보호를 택하고 있습니다.

MTN 이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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