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위협, 무서운 폭락..증시는 안정

환율 1400원 위협, 무서운 폭락..증시는 안정

유일한 기자
2009.03.17 20:19

< 앵커멘트 >

1600원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오늘 장중 환율은 원까지 하락해 1400원을 위협했습니다. 단기간 200원 가까이 대폭락한 겁니다. 우리 증시를 짓누르던 환율이 뚜렷한 약세를 보이자 증시는 1160선을 회복했습니다. 환율 폭락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경제증권부 유일한 기자 나와 있습니다.

< 리포트 >

1 환율시장이 무섭게 하락했는데요. 1600원이 위태롭다는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1400원이 멀지 않네요. 최근 흐름 좀 한번 짚어주시죠.

오늘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5원 하락한 1408.5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1401원까지 하락해 1400원선을 겨우 지키는 흐름이었습니다.

최근 외환시장은 특히 원달러 환율은 한마디로 폭등 이후 폭락이 나타났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이렇게 가파른 산이 외환시장에 나타날 수 있는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코스닥시장의 작전주 차트 같은데요.

작년말 외환당국은 은행들의 달러 결제 부담을 덜고 키코 가입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개입에 나섰고 연말 종가는 1259.5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새해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특히 동유럽 국가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이 지역에 투자한 서구 은행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금융시장 불안감이 다시 살아난 겁니다.

3월2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96원까지 치솟으며 1600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집행을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해 달러를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전세계 주요 정부와 기업, 금융회사들이 달러확보 경쟁을 벌이자 원화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1700원대 환율 시대가 올거라는 흉흉한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3월 위기설까지 가세했는데요. 그런데 어느 순간 환율은 야금야금 하락하더니 3월10일 이후 폭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고점 대비 저점과의 격차는 195원에 이릅니다.

2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서 3월 위기설이 금융시장에 퍼지기도 했는데요. 어느덧 위기설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많이 하락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에 이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한국의 외환보유액과 은행들의 달러 유동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한국 때리기를 지속했습니다. 단기외채가 너무 많다는 문제점도 거론했습니다. 재정부는 해명자료까지 내며 진화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가 언제든지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양질의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고 나서자 분위기가 금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10일입니다. 돈을 쥐고 있는 중앙은행에 적극 나서자 시장참여자들이 긴장했다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비교적 중심을 잡고 외환시장에 경고 시그널을 준 게 적중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지난주에는 피치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내놓았지만 별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국제금융시장이 안정감을 회복한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가 JP모간체이스가 월별 이익을 내고 있다고 상당히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자 불안감이 빠르게 해소된 겁니다. 파산위기에 몰린 GM도 정부 지원없이 3월을 버틸 수 있다고 가세했습니다. 이렇게되자 달러만 사서 확보하려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됐습니다. 이머징마켓의 통화나 증시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이 하나둘 싹트기도 했습니다.

3월 무역수지가 유가하락에 따른 수입감소로 사상최대인 40억달러 흑자가중 예상된다는 소식은 달러 선호세력들에게 결정타가 됐습니다. 경기침체로 해외시장의 수요는 부진하지만 유가급락으로 무역수지가 기록적인 흑자를 보일 것이라는 소식에 달러 부족 생각이 사라진 건데요. 이렇게되자 연이은 위기설 등을 등에 업고 원화를 공격해온 역외세력까지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3 환율이 급락하며 증시가 오늘 38포인트 올라 1160선을 넘어섰는데요. 금융주가 특히 급등했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증시 외에도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나요.

코스피가 38포인트, 3.4% 올랐는데요. 가장 많이오른 업종이 증권 11%, 은행이 7%였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은행주들은 그동안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채권 상환 부담, 키코 대출과 같은 상품에서 부실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로 크게 하락했는데요.

환율이 반대로 급락하자 상승탄력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시장이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는 생각에 일부 증권주들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증권주가 이렇게 오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키코 관련주들도 최근 상당폭 반등했습니다. 증시뿐 아니라 환율 하락은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월말, 분기말만 되면 나타나던 위기설도 설 자리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달러화가 덜 귀해지면 은행들이 달러 부채를 보다 쉽게 상한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키코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대폭 줄겠죠. 당장 은행에 매달 결제해야하는 금액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수입 물가 상승세도 주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출을 주로하는 제조업체들의 수혜는 좀 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4 시장 일부에서는 1300원대 환율이 정착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어떤가요. 그리고 앞으로 환율시장은 어떤 변수에 따라 움직일까요.

1300원대로 낙하할 것이라는 얘기가 없지 않는데요. 1700원 전망이 그렇듯 1300원, 1200원 전망 역시 쏠림으로 봐야할 듯 합니다. 더 하락할 수 있지만 단기간 200원 빠진 것을 봐야한다는 겁니다.

오늘 외환시장 딜러에게 전화해서 분위기좀 물었더니 딜러들 완전히 넉이 나갔다네요. 변동성이 이렇게 높아서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건데요. 그래서 1300원대로 안정될 수 있겠냐고 묻자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그러는게 좋지 않겠냐, 그런데 그건 좀 소망에 가까운 것이지 현실이 과연

그렇게 될 지는 두고봐야한다고 하던데요.

앞서 누차 얘기한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에 따라 우리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자체가 큰 리스크입니다. 변동성이 높으면 외환시장을 통해 달러를 거래하는 수요가 준다고 합니다. 평소 100억달러에 상당하던 거래대금이 요즘 30, 40억달러로 줄었다고 하던데요.

이렇게 사이즈가 줄면 투기세력의 공세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때 일수록 정부와 중앙은행이 중심을 잘 잡아야할 듯 하구요. 상장사 주총이 개최됨에 따라 4월초까지 배당금 송금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다시 증가하는 건 아닌지도 봐야하구요.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