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기 적자 '수익보다 성장' 전략...통합KT 대응에도 '걸림돌'
SK브로드밴드가 5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일부 증권사가 ‘매도’ 의견을 내는 등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초 무려 1조877억원의 돈을 들여 SK브로드를 인수한 SK텔레콤의 속도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SK브로드가 5분기 연속 적자 늪을 헤매는 바람에 SK계열내의 유무선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인수효과는 커녕 6월 1일 출범하는 통합KT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SK브로드는 "단기적인 수익 개선 보다는 장기적 성장기반 확보를 통한 체질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합병KT의 등장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속에서 SK브로드의 홀로서기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SK브로드 '2보 전진 1보 후퇴?'
SK브로드밴드는 올 1분기에도 매출 4328억원, 영업손실 94억원, 당기순손실 306억원이라는 부실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5분기 연속 적자행진에 매출까지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이 인수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표상으로는 시장의 싸늘한 반응이 당연할 정도로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 모두에서 부진한 모습이다.
SK브로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마케팅비 축소 등을 통해 당장의 수익 개선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핵심사업인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마케팅비용을 공격적으로 집행했지만,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점이다.
SK브로드는 1분기에만 1327억원의 마케팅비를 썼다. 이는 전분기 1450억원 대비 8.5% 줄었지만, 전년동기 1094억원 대비로는 21.3% 늘어난 수치다. 1분기 마케팅비가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30.3%에 달한다. 이는 경쟁업체인 LG파워콤의 22%에 비해 8%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공격적 마케팅에 SK텔레콤의 지원사격까지 받으면서 성과가 없진 않았다. SK브로드는 1분기 9만7000여명의 순증가입자를 확보했다. 누적가입자수도 지난해 개인정보 유용사태 이전 수준인 364만명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가입자수 회복을 위해 장기무료제공을 남발, 가입자수 증대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려면 1년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LG파워콤이 768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하며 11만명에 달하는 순증가입자를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양과 질 모두에서 실속없는 장사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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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부담도 지속적으로 SK브로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브로드는 올해도 전년수준인 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설비투자가 343억원에 그쳐, 올해 나머지 기간에 4600억원 가량을 지출해야하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마케팅지출에 투자부담까지 겹쳐질 경우 올해도 사실상 SK브로드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브로드가 손익분기점 달성 시기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K텔레콤 "아~ 속탄다"
SK브로드의 부진은 SK텔레콤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당장 이동통신시장에서 통합KT의 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SK브로드에 대한 지원사격의 부담까지 떠안아야하기 때문이다.
합병KT에 대응하기 위해 SK브로드를 합병하는 것도 SK브로드가 유선시장에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지적된다. 현재의 SK브로드에 대한 합병을 추진할 경우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합병시너지도 미미할 것이 뻔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SK브로드의 부진이 SK텔레콤의 통합KT 대응전략 마련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SK브로드 경영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SK브로드 관계자는 “1분기 핵심사업인 초고속인터넷 순증가입자가 10만명에 육박하고, 전화가입자 순증이 늘어나는 등 조금씩 성과들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합병KT의 등장 이후 새로운 경쟁환경속에서 SK브로드 경영진에 대한 실적개선 압박은 더욱 거세질 공산이 크다. SK브로드가 지속적인 성장기반 확보 전략을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새로운 면모를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