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고객 자산을 위임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PF 대주단협약 가입에 난색을 표하면서 이달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권의 'PF 대주단협의회 운영협약'이 시작도 하기 전에 벽에 부딪쳤다.
9일 금융당국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PF 대주단협약 가입 대상 운용사는 10개사에서 26개사로 확대됐으나 현재 참여의사를 밝힌 운용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당초 금융업권 협회는 지난달 말까지 개별 금융사를 대상으로 동의를 받는 절차를 완료하고 이달부터 협약을 발효시킨다는 계획 아래 가입을 독려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다른 금융권과 달리 고유 자산이 아닌 고객 자산으로 펀드를 만들어 투자한 운용사들은 대주단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운용사들의 입장이다.
지난 5일 관련 회원사들의 협의체 구성을 위해 회의가 소집됐으나 가입 대상 23개사 중 11개 운용사만이 참석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협약에 가입하면 보유 중인 PF 대출 채권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펀드 자산에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대주단 가입에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부동산펀드 담당자는 "약 3000억원 규모의 PF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주단 가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솔직히 PF 대출의 차주 쪽에 문제가 생겨도 봐주자는 것인데 이는 펀드 운용의 선관자 주의 의무에 비춰 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운용사들이 대주단 가입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금융당국은 펀드 투자주체별로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가입 대상인 채권 금융기관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운용 중인 운용사로 한정해 13개 운용사로 범위를 좁히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투자자 동의를 얻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주단 가입 대상인 금융기관이 투자자일 경우 운용사들의 대주단 가입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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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어차피 대주단에 참여할 금융기관이라 해도 투자처마다 의사 결정자들이 다르기 때문에 과연 생각만큼 쉽게 진행될 지 의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