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양이 방울과 식품공업協

[기자수첩]고양이 방울과 식품공업協

김희정 기자
2009.10.07 14:19

식품공업협회 차기 회장을 선임하기까지 지난 7개월간 연출된 상황은 한 마디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였다.

협회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모두가 공감했다. 하지만 박승복 현 회장(샘표식품 명예회장)이 세 번 연임 끝에 사임의사를 표했어도 뒤를 잇겠다는 이가 없어 7개월이 그냥 흘러갔다.

수차례의 회장 추대회의가 성과 없이 끝나고, 어렵사리 추대한 김상헌동서(26,550원 0%)회장마저 회장직을 고사하는 등 굴곡을 거쳐 지난달 28일에야 비로소 차기 회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4일 임시총회에서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의 협회장 취임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식품공업협회 관계자는 "누가 회장을 맡느냐와 상관없이, 협회는 협회로서 할 일을 차질 없이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식품공업협회는 지난해 멜라민 파동부터 이물질 이슈, 식품관련 법안에 대해 회원사들의 입장을 발 빠르게 대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멜라민처럼 개별 기업의 사례일지라도 식품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업계의 이해를 대표해야 하는데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식품업계는 관련 부처가 식품을 산업으로 보지 않고 규제만 하다 보니 과도한 법령이 많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협회에 힘이 실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회사 내부경영에 신경 써야 하는 식품업체 사장들은 대외 활동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워 협회장직에 손사래를 쳐왔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업계 원로인 박인구 부회장이 차기 '선장'을 맡아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박 부회장이 행정관료 출신의 전문 경영인으로 폭넓은 인맥과 경험을 갖췄고 미국 스타키스트를 인수해 흑자로 돌려놔 '식품의 수출산업화'라는 과제를 푸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협회 회장직이 비상임이라 한계가 있지만 박 부회장이 의욕적인 분이니 일을 설렁설렁 하진 않을 것이다. (협회가) 기존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쪼록 식품공업협회가 이를 계기로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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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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