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반등시 비중축소" 힘얻다

[오늘의포인트]"반등시 비중축소" 힘얻다

박영암 기자
2009.10.07 11:25

환율에 車·IT 인기 급감…"조정시 주도주 저가매수론"도 여전

올해 국내증시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김성노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이 지난달 28일 '단기매매(Trading)'로 입장을 선회했다. 김 팀장은 연초부터 한국경제가 'V'자형태로 회복하며 증시도 강한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까지도 연말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1800으로 제시하며 여의도 강세론을 대변했다. 이같은 김 팀장의 입장 선회는 여의도 증권가에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김 팀장은 "2009년 재고조정 과정이 6개월 가량 단축될 수 있고 한국경제가 아직 정상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주택가격 부담으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식시장의 'Top-Down Momentum'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단기매매(Trading)'로 한 단계 하향조정한다"고 해명했다.

김 팀장처럼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올해 주식농사는 사실상 끝났다'라는 파장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연고점(1723.17) 120p 이상 하락한 코스피지수가 반등할 경우 주식비중을 줄이라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한국경제와 기업실적 개선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조정을 이용해서 주식비중을 늘리라는 의견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주식비중 축소론자 급증= 김영근 피데스투자자문 주식운용이사는 7일 "1500이 깨질 경우 단기매수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이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반등시 비중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달러약세(원화강세)와 수급부담 그리고 고평가 논란 등 여러 측면에서 주식비중 을 늘리기보다는 반등을 이용해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매매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주식비중 축소 이유를 달러약세(원화강세)에서 찾았다. 달러약세가 원자재가격상승과 국내 IT와 자동차 업체의 수출가격경쟁력 약화 그리고 외국인들의 달러환산 주식투자수익률 상승에 따른 차익욕구 증가 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기선행지수가 11월을 기점으로 상승추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비중축소의 논거로 제시했다.

김 이사는 "국내증시가 내년봄까지 기간조정을 보일 것이며 조정폭은 최대 1460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혁 마이다스에셋 주식운용팀장도 비중축소론에 힘을 보탰다. 최 팀장은 "시장을 둘러싼 악재가 많아 조정을 비중확대 기회로 삼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최팀장이 지적한 악재는 △기준금리인상 가시화 △ 경기선행지수 조정가능성 △ 3분기 호실적 기대감 선반영 △ 신규상장에 따른 물량부담 등이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발표한 <기간조정은 가깝고 연말랠리는 멀다>라는 투자보고서에서 "원화강세 심화와 개인의 신용융자액 급증, 공모와 유상증자 등에 따른 수급악화 등으로 기간과 가격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상승추세는 살아있다= 상승추세가 유효하기 때문에 "조정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도 상당한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 국내외 경기도 시차를 두고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국내증시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주식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상백 레오투자문 대표는 "최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조정은 당연하다"며 비중축소론의 전제가 틀렸다고 지적한다. 8월 경제지표 개선이 자동차 등 정부보조금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보조금 효과가 사라진 9월이나 10월 지표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밖에 없고 시장도 조정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기와 기업이익은 회복추세에 있고 이슈가 되고 있는 출구전략은 시행초기에는 경기 및 주가의 방향성을 변화시키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김준년 한리버캐피탈 자산운용담당 상무도 "조정시 추가매수가 투자수익률 측면에서는 유효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수익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상승추세가 살아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상무는 "호주가 전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처럼 각국의 출구전략 시기가 올해말과 내년초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매수후 보유전략( Buy & Hold)보다는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고 매매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병행햐야 한다고 덧붙였다.

◇ 4Q 유망종목은= 비중축소론자나 저가매수론자의 향후 선호주는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비중축소를 주장하는 시장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수출주와 내수주로 의견이 양분될 정도로 종목선정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근 이사는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와 IT에서 원화강세 수혜주인 내수주와 유틸리티주로 갈아타라고 주문했다. 다만 이들 종목을 단순히 내수주가 아닌 '대형가치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이들이 향후 2-3개월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종혁 팀장도 원자재관련주, 보험주, 원화강세수혜주(항공, 음식료), 게임, 제약주로 조정국면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유동성이 풍부한 고배당주도 선별해서 펀드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김상백 대표도 "환율과 금리 등 거시경제변수가 기업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수출업종 보다는 내수 업종에 집중해야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준년 상무는 "2차전지와 태양광주, 자원주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양호한 수익률을 줄 수 있지만 저평가 중소형가치주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운용의 한 펀드매니저는 "환율 변수로 내수주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인 업종 순환(섹터 로테이션)측면에서만 타당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대신 그는 "향후 시장선도주는 단순히 환율수혜가 아니라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종목으로 압축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올해 주도주인 자동차와 IT의 추가 상승 논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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