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너'간 금리인상…채권가격 급등

'물건너'간 금리인상…채권가격 급등

전병윤 기자
2009.10.09 13:38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온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상당히 누그러진 발언을 하면서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한 11월 금리 인상론마저 "사실상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분위기다.

9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0%포인트 떨어진 4.37%,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포인트 내린 4.76%에 체결되고 있다.

국채선물 12월물은 장 초반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줄며 전날보다 38틱 급등한 109.11로 시간이 갈수록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이성태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금융완화 기조는 당분간 유지하면서 4분기 이후의 완만한 경제성장, 선진국경제, 원자재시장 등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긴박한 상황과는 거리가 느껴지는 뉘앙스다.

또 최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았던 집값 상승에 대해서도 날이 무뎌졌다. 이 총재는 "주택분야에서는 가격상승세가 둔화되는 움직임이 있으며 주택대출 증가 속도도 떨어졌다"며 이전에 견줘 발언 수위를 낮췄다.

다만 "앞으로 부동산 쪽 움직임이 더 안정되는지 잠깐 쉬고 상승 기대 심리가 되살아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여지를 남겼다.

총재 발언 후 채권가격은 폭등했다. 최근 채권시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쪽으로 무게의 추가 점차 기울고 있었고 일각에선 이번 금통위에서 '깜짝 인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 터라 이 총재의 멘트는 우려를 씻는 호재로 작용한 것.

기준금리 전망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언을 보면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다시 증가하고 주택가격이 오르면 다음 금통위에서 경고성 멘트를 보내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그렇다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는 지속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경기는 기업의 투자 위축과 고용 부진으로 인한 수요측면의 회복이 여전히 더뎌 경기와 물가 모두 금리를 올리기엔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전날 수도권 지역의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강화했기 때문에 한은 총재의 경고성 발언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젠 단기 채권 금리는 크게 내려가고 다시 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중장기물 채권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강세장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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