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과대, 해외수주 호조에 주목
현대건설(163,100원 ▼4,300 -2.57%)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지난 2일 발표했다. 매출액 2조2880억원, 영업이익 610억원에 세전이익 1690억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7.4% 감소했다. 세전이익은 투자지분 매각 차익이 반영돼 97.8% 급증했다.
매출이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그것도 금융위기의 출발점인 2008년보다 저조했다는 데 증권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해외부문의 매출 증가세가 기대에 못 미쳤고 전반적으로 원가율이 상승해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목표가를 낮췄다. '2010년 확신이 필요하다' '영업이익 훼손 우려' '고질적 약점인 저가 수주' 등 험악한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나 시장은 이런 의견에 아랑곳 하지 않고 현대건설을 사들이고 있다. 전일 대비 3% 안팎의 상승세다. 매수의 핵심 세력은 개인들이다. 반면 외국인은 골드만삭스 창구에서만 100억원대 이상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 외국인의 매도 행진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외국인은 현대건설만 9일째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GS건설(36,950원 ▼2,400 -6.1%)도 마찬가지, 9일째 순매도 행진이다. 대우건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삼성엔지니어링(61,800원 ▼2,600 -4.04%)은 열흘 넘게 순매수하고삼성물산도 5일째 순매수다. 건설 내 선호, 비선호주가 확실히 구분된 모양새다.
11시 현재 외국인 행보와 관계없이 건설주 지수는 2.4% 상승하며 은행업종(2.6%)과 함께 전체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날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하락에 의한 저가 매수 유입이다. 건설주들은 지난달 22일 이후 이달 2일까지 8거래일동안 13.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하락률 7.3%를 월등히 웃돌았다.
미래에셋증권 변성진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가 빠져도 너무 많이 빠졌다. 오늘 상승은 자연스런 반등으로 보인다"며 "올해 해외 수주를 기대해볼 만하다. 현 주가 수준으로 보면 더 빠진다는 우려보다는 상승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주로 매도하는 현대건설 등에 대해서는 "4분기 이후 수익성 악화 추세가 이어질 거라고 판단하느냐, 판단하지 않느냐의 문제인데 외국인들은 부정적 관점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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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강승민 연구원도 저가 매력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강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해외 수주 실적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건설주 전체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정으로 보이며 지난해 수주한 물량에서 올해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해 현 주가는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건설업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 대해선 대형사들은 예외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기업평가가 조사한 36개 건설사의 PF 우발채무 잔액 46조원(작년 9월말 기준) 중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53%인 24조원 수준이다.
변성진 연구원은 "투자심리를 훼손할 수 있는 소식일 수도 있지만 중소 건설사들에 해당하는 내용이며 현대건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같은 대형사들은 1조원 이상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도 "건설 PF 이슈는 이미 2008년 부각됐고 이제는 마무리 국면으로 인식하는 게 맞다"며 "자본력이 취약한 소형 건설사들의 재무적 위험은 피할 수 없지만 대형사들은 5%대 금리에서 연장하거나 리파이낸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