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준양 회장이 신중한 까닭

[기자수첩]정준양 회장이 신중한 까닭

진상현 기자
2010.05.19 17:27

지난 16일 '철강사랑 마라톤대회'가 열린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조정경기장. 정준양포스코(462,000원 ▼7,000 -1.49%)회장이 모습을 나타내자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다. 이틀 전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처음 언론을 만나는 자리였다.

정 회장은 우선협상자가 발표되기 전까지 철저히 말을 아꼈다. 이미 '승부의 추'가 포스코로 기운 상황에서도 그랬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정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소감을 묻자, "열심히 잘해보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리곤 이내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지 인수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인수 하시게 돼 기쁘시겠습니다'는 말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치열한 전투를 끝내고 한번쯤은 여유를 보일 때도 됐지만 그런 모습은 없었다.

정 회장의 이런 신중함에는 이해가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그의 말대로 이제 우선협상 대상자가 됐을 뿐이고 인수 협상이 끝날 때까지는 절차가 남아있다. 따라서 변수도 있다.

인수후 통합(PMI) 작업도 숙제다. 문화가 다른 대우인터내셔널을 어떻게 '포스코 가족'으로 묶어낼 수 있느냐에 따라 이번 M&A의 실질적인 성패가 결정된다.

무엇보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후에도 지속적인 M&A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올해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7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철강 산업은 수급 구조상 이미 성숙단계에 들어섰다.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업이나 사업을 인수하는 M&A가 필요하다.

M&A의 전략과 방향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편에서는 오너가 없는 포스코가 M&A에 적극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문어발식' M&A를 걱정하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제가 정 회장의 어깨 위에 놓여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우선협상자 선정에도 정 회장이 여전히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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