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기극'에 우는 소액주주

[기자수첩] '사기극'에 우는 소액주주

신희은 기자
2010.08.04 16:19

시가총액 4000억원, 코스닥 27위 기업네오세미테크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우회상장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대규모 분식회계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찍힌' 소액주주 7287명(지난해말 기준)의 주식 3022만여주도 휴지조각이 된다.

3개월간의 상장폐지 유예기간 동안 '혹시나'했던 소액주주들의 희망은 분노로 바뀌었다. 3개월전까지만 해도 "사업성과를 내고 있는 우량한 회사를 상폐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던 소액주주들은 "분식회계 관련자를 처벌하라" "집단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오세미테크는 지난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폐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상폐가 결정됐다. 어렵사리 3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지만 또 다시 감사의견을 거절당했다.

'회계착오'를 기대했던 주주들에게 나타난 네오세미테크의 '본모습'은 대규모 분식회계였다. 지난해 1453억원이라던 매출은 감사가 진행되면서 500억원으로 줄어들더니 급기야 대부분 분식회계로 올린 허위매출로 밝혀졌다.

네오세미테크는 관계사를 동원해 판매한 제품을 다시 매입하는 방식으로 설비와 제품을 순환시켜 재무제표상 매출을 부풀렸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각각 150억원, 837억원으로 확대됐다.

우회상장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으며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으로 주목받던 기업이 대규모 분식회계의 주인공으로 전락하는 상황은 코스닥 시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천명의 네오세미테크 소액주주들에게 시달린 거래소는 부랴부랴 우회상장 심사요건 강화에 나섰다. 개선안에는 우회상장 심사시 양적요건 외에도 기업계속성, 내부통제, 투명성 등 질적요건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4000억원이 넘는 돈이 공중분해되고 난 후에야 심사요건 강화에 나선 거래소의 모습이 딱하다. 하지만 그나마 신속한 대응과 철저한 교훈이 뒤따른다면 안하느니보다는 나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마저 고치지 않으면 또 다른 소를 계속 잃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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