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하루만에 빛바랜 '버냉키효과'..대응은?

[내일의전략]하루만에 빛바랜 '버냉키효과'..대응은?

정영화 기자
2010.08.31 16:00

선진국 수요위축 우려감 커지며 IT 반도체 급락..시장의 '음양' 당분간 이어질 듯

시장참여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31일 국내 증시는 급등 하루 만에 전날 상승분(1.77%)의 상당량(0.99%)을 토해냈다.

따지고 보면 8월은 기대와 우려가 계속 교차한 한 달이었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추가경기부양책 시사 등 정책 기대감이 살아있었다. 한국 자체만 놓고 볼 때 밸류에이션 매력, 상대적으로 강한 펀더멘털 등이 시장에 매수심리를 떨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림자처럼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시의 발목을 붙잡았다.

미국의 고용지표, 주택지표 부진에 이어 소득지표 부진까지 겹치면서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상당히 우울해했을 법 하다. '더블딥' 우려감이 현실화되나 하는 불안감이 증폭됐을 가능성이 크다. 오죽하면 버냉키가 추가적으로 경기부양책을 펼치겠다는 발언을 보인지 하루 만에 투자심리가 냉각됐을까.

'더블딥'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민간의 자생적인 소생이 어려워 보이는 만큼 시장은 갈수록 정부 정책에 집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한국만 놓고 본다면 비교적 '더블딥' 논란에서 자유롭다 보니 시장은 '음양'이 뚜렷해지는 모습으로 계속 진행 중이다. 그늘진 쪽은 역시 수출주다. 글로벌 수요위축을 두려워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수출주들이 몰매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주로 꼽히는 IT 반도체들이 선방에서 거센 조정을 당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2.6% 하락했고 하이닉스의 경우 무려 6.2% 급락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하이닉스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멍든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영화 포스터를 방불케하는 그림이 메신저를 타고 돌기도 했다.

그늘진 수출주와 비교적 견조한 내수주의 부조화는 시장에 뚜렷한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의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에 벗어나는데 힘들어하는 모습"이라며 "정부가 개입해가면서 정책으로 버텼는데 최근 정책을 중단하게 되면서 자생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일단 보여진다"고 판단했다.

양 이사는 "결과적으로 시장이 민간의 자생력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기"라며 "9월엔 이런 정책적인 이슈가 증시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만큼 더 커진 것으로 보여 시장 참여자들은 많은 혼돈을 겪고 있다"며 "오죽하면 추가적으로 양적완화정책을 더 하겠느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민간소비 및 고용약화 등 기존의 수요에 대한 가정들이 깨지면서 수요위축과 관련된 IT 반도체 등 주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자체적인 펀더멘털이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좋은 편이고, 낮은 금리나 풍부한 유동성 측면에서 볼 때 유리한 측면이 있어서 선진국/신흥국, 성장산업/수요위축산업 등 차별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것이 업종별로 수출주, 내수주간의 차별화가 진행되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수출이 서서히 하락(슬로우 다운)될 수 있지만, 급격히 둔화(하드랜딩)될 가능성은 낮아 주식시장은 하방경직성이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낮고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낮은 국면인 점도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11%로, 유럽(12~13%)까지 모두 포함해도 중국 수출의존도(25%) 보다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선진국 경기의 더블딥이 현실화되지만 않는다면 수출은 급격히 위축되기 보다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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