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받은 거 날리게 생겼습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나이 지긋한 40여명의 성난 투자자들이 모였다. 부동산펀드인 '골든브릿지특별자산8호'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이다.
펀드는 의정부 워터파크 개발 사업에 투자해 연 8.2%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지난 2005년 6월에 설정됐다. 그러나 워터파크 개발이 지연되면서 2008년 말 만기를 2년간 연장한 바 있다.
미분양 때문에 지난 6월엔 이자지급 마저도 끊겼다. 판매사와 자산운용사는 결국 수익자총회를 열고 만기를 2년간 재차 연장해달라고 투자자들에게 요청한 것이다.
원금 회수도 불투명한데 또 연장해달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투자자들의 불만이다. 이날 열린 수익자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연기됐고 원금회수는 미지수다.
이처럼 투자자를 울리는 부동산펀드 대부분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형이다.
PF형 부동산펀드는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해 분양수익 등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한마디로 펀드에서 자금을 빌려준 뒤 대출 금리로 수익을 낸다고 보면 된다.
단순 대출상품인 PF형 부동산펀드는 고객 자산을 '운용'한다는 운용사의 취지와 거리가 멀다. 이를 두고 "자산운용사들이 대출영업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한 운용사 대표의 지적은 공감을 얻는다.
PF형 부동산펀드는 구조 상 부실 위험을 안고 있다. PF 부동산펀드가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내려면, 개발 사업자에게 은행 대출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요구해야 한다. 따라서 은행보다 고금리를 줘야 하는 운용사에게 돈을 꿔야하는 사업장은 애초부터 부실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상업용 빌딩을 매입해 임대료와 매각차익으로 수익을 거두는 실물형 부동산펀드들은 금융위기 속에도 연 20%를 넘는 고수익을 거둬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제대로 된 실물형 부동산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별도의 조직을 갖추고 있는 운용사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노하우를 갖추려면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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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은 부동산 호황기를 틈타 PF펀드를 통해 손쉽게 이익을 내려다 금융회사의 생명과도 같은 신뢰성에 큰 흠집을 남기게 됐다. 투자자들에게만 '장기적 안목'을 요구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