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엔씨소프트의 즐거운 푸념

"이렇게 전화를 많이 받아 본 것은 처음입니다"
최근 야구단 창단을 선언한엔씨소프트(270,500원 ▼7,000 -2.52%)직원의 푸념이다. 그럴 만했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누리꾼들도 갑론을박에 참여하며 이슈를 재생산해냈다.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 선언은 분명 '큰 일'이었다.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을 둘러싸고 그 배경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온라인 게임업체와 야구단과의 접점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야구를 좋아하는 김택진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연간 2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야구단 창단을 대표이사 개인의 취향만 가지고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 역시 엔씨소프트의 전략적 행보로 봐야 한다. 그동안 엔씨소프트가 보여준 모습 역시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리니지'와 '아이온' 등 온라인게임을 히트 시키며 시가총액 4조4000억원 규모의 업체로 성장한 엔씨소프트에는 늘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온전한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늘 걸림돌이 됐다.
엔씨소프트도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한 때 포털사업에 관심을 두면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게임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이었다.
야구단 창단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야구라는 대중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면서 이미지 개선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구단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지금의 상황을 보더라도 엔씨소프트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조차도 이번 야구단 추진 소식과 함께 엔씨소프트에 대한 인지도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엔씨소프트로서는 손해 볼 게 없는 판단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야구단 창단이 이뤄진다면 부수적인 효과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회사가 야구단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 역시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할 일이 많아졌다"는 엔씨소프트 직원의 푸념에 다소 '즐거움'이 묻어났던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