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까지도 함께 회사를 살릴 방안을 찾아보자고 하셨는데..."
28일, 코스닥 상장사 씨모텍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
직원들은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 통보를 받은뒤 이 회사 김 모 대표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주 감사의견 거절로 회사가 퇴출위기에 몰리면서 투자금도 날아갈 지경이 된 일반 주주들은 할 말을 잃었다. 씨모텍에 소액을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는 "나야 돈 몇푼 손해 본거지만, 과정이야 어떻게 됐건 회사 대표의 비극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과 직원, 주주들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공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 기업 CEO들의 마음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인듯 했다.
코스닥 상장 부품소재 개발업체의 한 CEO는 "횡령·배임을 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속죄는 커녕 버젓이 고개를 들고 다니는 코스닥 CEO들이 부지기수인데..."라고 말을 흐렸다.
망자는 말이 없고, 김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은 아직까지 속시원히 알려진게 없다.
하지만 일단, 무리한 기업 인수합병과 이로 인한 자금난, 불투명한 회사자금 흐름이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불렀고, 상장폐지 벼랑으로 몰린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CEO가 기업을 이끌면서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회사를 곤경에 빠뜨렸다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맞다. 최근 만난 한 코스닥 상장사 CEO는 주가가 3년전 상장 당시에 비해 3분의 1토막이 된데 대해 괴로워했다. 그러면서 "목숨 걸고 하고 있다"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상장기업 CEO로서 직원과 주주에 대한 책임은 진짜 '생명'으로서 지는 게 아니라 '경영'으로써 하는 것이다.
경영자들이 '목숨을 걸 정도'로 비장한 각오로 주주와 직원, 사회에 대한 책임을 막중하게 여기고 매 순간 판단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를 위험은 피할수 있지 않다. 아니, 사실 직원과 주주 그리고 가족들을 등져야 할 정도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