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에 가입하자마자 IMF가 왔지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업무를 담당하는 한 거래소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것은 지난 1996년 12월. 당시 정부와 국민에게 OECD는 일종의 '선진국 라이선스'였다. OECD가 회원국에 강제하는 166개 규정 정도는 고민거리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 규정에 외국기업에 대해 '점진적 규제완화', '내국민 대우', '무차별 대우'라는 3가지 혜택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의 요약이나 다름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즈음,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OECD 가입 1년 후인 1997년 12월. 이른바 'IMF사태'가 벌어졌다. 기업은 물론 은행까지 줄줄이 쓰러졌다. 1년 전 OECD가 열어놓은 길로 OECD 회원국들이 들어왔다. 우리 기업과 은행을 장바구니에 주워 담았다.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앞두고 거래소 관계자들의 뇌리에는 그때의 한국과 지금의 자본시장이 오버랩되고 있다.
선진지수 편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그에 따른 자본시장 개방의 리스크도 여전하다.
증시에서는 불만도 적지 않다. 투자자들은 "전 세계 자본시장이 추종하는 지수에 왜 끼지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당장 20조원의 자금이 유입된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거래소는 신중하다. 모건스탠리가 요구하고 있는 지수사용권 문제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지수사용권이 주어질 경우 모건스탠리는 우리 지수를 자유롭게 활용해 해외 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된다. 돈이 들어오는 만큼 나갈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거래소 측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말로 지금 상황을 설명한다.
우리 증시의 규모는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9위. 조급해하지 않아도 모건스탠리는 결국 한국 증시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낚싯줄을 적당히 풀고 당겨야 고기를 낚을 수 있다. '관심'을 넘어선 조급증은 낚시를 망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