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주주의 힘 '매수청구권'

소수 주주의 힘 '매수청구권'

송정렬 기자
2011.06.08 14:39

[新공시읽기 22:주식매수청구권<상>]

지난 4월 8일 소주업계 1위 진로가 맥주업계 1위 하이트맥주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최대 주류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회사측은 합병을 통해 경영효율성과 경쟁력을 키워 종합 주류기업으로 발전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기업들이 체질개선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활용하는 중요한 수단이 합병, 영업양수도다. 회사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의 성격상 주가에도 메가톤급 재료다. 하지만 기업이 합병, 영업양수도 절차를 진행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할 관문이 있다.

바로 주식매수청구권이다. 주주 이익과 관련 있는 사안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가 있을 경우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본인 소유 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매수해달라고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다수 주주에게는 중요한 결의를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행할 수 있는 편의를 주는 대신 공정한 보상을 통해 소수 주주의 권리를 보호해주려는 제도적 장치다.

◇매수청구권, 아무 때나 받는 것은 아니다

주주총회 결의사항에 대해 모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은 '회사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로 한정된다. 합병(피합병 포함)이나 영업양수도 등이 매수청구권이 주어지는 사안이다.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2/3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1/3 이상의 승인을 얻어야하는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 주로 이에 해당한다.

영업양수도의 경우 최근 사업연도말 기준으로 회사의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영업부문을 사고 팔 때, 또는 양수를 통해 인수하는 부채가 전체 기업 부채의 10% 이상인 경우, 규모에 상관없이 다른 회사 전부를 사들일 때에만 주식 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요즘 기업들이 많이 실시하는 인적, 물적 분할에는 일반적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지지 않지만, 분할 후 합병에는 부여된다.

일반적으로 감자는 이론상 기업가치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매수청구권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감자시에 매수청구권을 주는 경우가 있다. 특별법인 ‘금융산업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은 정부가 부실 금융기관을 지정하고, 감자명령을 내릴 경우 매수청구권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경우 소액주주수가 많고 공공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특례조항이다. 지난 1998년 제일은행을 비롯한 부실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만명의 주주가 감자로 인한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입게 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조항은 아직도 유효하다.

◇매수청구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진로는 합병결정 발표 이후 공시를 통해 합병비율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 등을 밝혔다. 피합병법인의 하이트맥주 주주들이 소유한 하이트맥주 보통주/우선주 1주당(액면가 5000원) 합병법인 진로의 보통주/우선주 3.03주를 배정키로 했다. 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으로 진로 보통주 3만5164원, 하이트맥주 보통주 10만6507원 등을 제시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이사회 전일을 기준일로 최근 2개월 거래량 가중평균주가, 최근 1개월 거래량 가중평균주가, 최근 1주일 거래량 가중평균 주가를 합쳐 이를 3으로 나눈 가격으로 산출된다.

하이트맥주 보통주의 경우 4월 7일을 기준으로 2개월 거래량 가중평균주가는 10만3276원, 1개월 거래량 가중평균주가는 10만3247원, 최근 1주일 거래량 가중평균가격은 11만2998원이며, 이를 합친 금액을 3으로 나눈 값이 기준매수가격인 10만6507원이다.

만일 회사나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가 회사가 협의를 위해 제시한 행사가액에 반대할 경우 법원에 매수가격의 결정을 청구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하지만 매수가격 결정문제가 법원으로까지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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