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사흘 동안 오름세를 이어가며 2100선 복귀에 대한 희망에 부풀어 있던 코스피지수가 다시 글로벌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혔다. 16일 코스피지수는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2050대로 뒷걸음질 쳤다. 오전 11시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3.27포인트(1.59%) 되밀린 2053.26을 기록하고 있다. 2100 복귀는커녕 2050 사수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예견된 급락장이다. 그리스 불안과 미국의 지표 부진이 겹치면서 전일 뉴욕과 유럽 증시가 동반 급락했고 달러 가치는 치솟았다. 야간선물은 1%대 하락, 베이시스(선물과 현물 간의 가격 차)는 추가로 악화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의 필요충분조건이 모두 갖춰진 셈이다.
예상대로 외국인은 매도에 집중하며 1000억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도 차익거래로 100억원 이상의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외국인이 대거 물량을 쏟아낼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섰던 우정사업본부 등 일부 법인과 국가 지자체 등 기타계도 이날은 1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기타계의 큰손인 우정사업본부가 인덱스펀드 등을 통한 프로그램 매매에 집중하고 있단 점을 감안하면 이날 기타계 매도는 베이시스 악화가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울 것 없는 악재들
최근 장을 흔드는 불확실성은 크게 보면 미국의 '더블딥', 중국의 긴축기조, 그리스발 재정불안 등 세가지다. 모르는 변수는 없다. 모두 이미 익숙한 변수다. 상황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문제다.
이중 중국 불안은 이미 조금이나마 씻어냈다. 중국의 불확실성은 긴축기조가 성장세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과 산업생산은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부담이 정점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양호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셈이다.
미국은 고용과 제조업, 소비가 동시다발적으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경기회복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달린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실제 '더블딥'으로 갈 것으로 걱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회생 노력은 사실상 낙제점이다. 이 점수로 재선에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집권 후반기 극적인 반전을 노려야 할 상황이다. 거듭되는 경제지표 악화가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그리스 문제, 이번주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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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골칫거리는 역시 그리스다. 그리스 국가채무 문제는 사실상 단기간 치유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구제금융은 상처가 곪아터지는 것을 막는 미봉책일 뿐이다.
무엇보다 그리스 위기의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는 게 불안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불안의 실체가 불투명하기에 그리스가 '디폴트'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그리스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 것은 '더블딥' 이상의 파국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봉책이라도 근본적 치유 이전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과 중국의 불확실성은 해결에 대한 자신감이 확보됐고 그리스 불안이 시장을 괴롭힐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류 팀장은 "오는 24일 유럽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재무장관 회의에서 사실상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며 "다음주 초까지 시장이 흔들리며 재차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연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