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궁극적인 목표가 대학졸업은 아닐 것이다. 반듯한 직장 구해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까지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이 기준에서 보면 최근 거론되고 있는 '반값등록금' 대책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대학을 졸업해도 반듯한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면 도대체 우리 자식들에게 대학은 무슨 의미일까. 진리탐구? 학문완성? 인격도야? 아니면 인생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이 보장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고등교육기관(일반대, 전문대, 일반대학원) 졸업자의 평균취업률은 55%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이 비율이 한 세대 후면 30%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0명 졸업하면 6~7명이 실업자가 되는 시대가 온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대학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부어야 할까.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확률이 높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말한다. 사립대 하위 15%는 학자금대출을 제한하고 국립대 하위 15%는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정도 구조조정으로 '등록금 부담완화'와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인하대 총장을 지내고 지금은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를 이끌고 있는 홍승용 이사장은 '창업'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대부분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 대학졸업생들뿐만 아니라 대학 재학생, 중·고교생까지도 창의적 마인드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창업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갖춰져야 '사람' 말고는 자원이 없는 이 나라에 그나마 희망이 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중심의 사회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안철수 교수도, 박경철 의사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창업이 두렵지 않고 패자부활이 어렵지 않은 사회, 외국의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오고 국내의 젊은이들이 많이 나가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사회에 해답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대학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면, n분의 1로 나눠줄 게 아니라, 제2의 빌 게이츠, 제2의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 있는 투입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