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ref="http://news.mt.co.kr/issue/hotissue.html?sec=all&hid=201106171020043784"><span style='color:#EC0033;'>[창간 10 기획] 88만원 세대를 88억원 세대로</span></a> 청년사업가에 2000만원씩만 투자
■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인터뷰

"기업가 출신 엔젤이 득실대야 대기업의존 한국경제에 비전이 보인다"
전자결제시스템 이니시스를 창업해 매각하고 지금은 초기기업 인큐베이팅을 돕고 있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49). 그는 "청년 창업가들이 '돈만 주시오'하는 경우가 많은데 돈보다 더 중요한 게 경영"이라며 "스타트업(초기기업) 단계일 때는 스타트업만의 독특한 경영학이 있고, 그래서 벤처 사이클을 돌려본 선배들이 도와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배들이 도와야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이유는.
▶벤처 창업은 안 해본 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분야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 남으려고, 죽지않으려고 발버둥쳐야 한다. 온갖 뒤통수를 다 경험하면서 배우고 깨닫는다. 그래서 사이클을 돌려본 경험이 중요하다. 창업을 해서 규모를 키워 (기업매각 등을 통해) 엑싯(exit)을 해본 사람들은 사업에 푹 빠져 있을 때는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엔젤시장으로 들어와야 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기업가 출신의 엔젤투자자들이 득실대야 대기업 의존형 한국 경제에 비전이 보일 거다. 정부의 창업지원정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놀라운 결과들을 가져올 것이다.
-아이디어만 괜찮으면 다 투자하고 키워주나.
▶우리가 스타트업을 돕는다고 하니깐 '모든 게 준비돼 있으니 돈만 주시오'하는 경우가 많더라. 그러나 이건 아니다. 돈도 중요하지만 경영은 더 중요하다. 투자를 결정해도 우리는 2000만원만 준다. 그 정도 준다고 하면 그냥 가버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의 지혜와 경영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한 사람들은 남는다. 다른 데 가서 돈 더 많이 투자 받아 공격적으로 하는 회사보다 비록 천천히 시작했지만 잘 가르쳐서 궁극적으로는 더 빨리 성공하는 걸 보여주는 게 우리의 이론이고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바이다.
-어떻게 가르치고 키우나.
▶아이디어가 있고 의지만 있으면 회사가치를 2억원으로 봐서 10%인 2000만원을 투자한다. 제품 개발하고 첫번째 마케팅까지 6개월에서 1년정도 걸리는데 이 돈으론 봉급은 못 가져간다. 그러나 밥 먹고 사무실 운영할 돈은 된다. 그때까지 매출이 안 나오면 다음 단계 생존법을 가르친다. 생존하는 시간을 벌면서 사업계획을 수정하고 투자자를 찾아 붙여준다. 각 사무실이 천지사방 흩어져있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미팅을 한다.(권 대표는 1000억원대의 돈을 벌었지만 늘 배낭을 메고 사람들을 만나러 쏘다닌다) 올해 지나면 키우는 기업이 20~30개 팀 정도 되는데 그 팀들끼리 모여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의 PICK!
-권 대표는 투자자인가, 기업가인가.
▶난 천상 기업가다. 안 되는 팀도 어떻게 해서든 되게 하려고 한다. 나도 안타까워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 밤 늦게까지 붙잡고 고민한다. 안 되는 걸 되게 하려는 열정이 있기에 난 기업가다. 기업가란 원래 그런 것 아니냐. 어차피 투자자는 될 만한 것만 골라서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안 되는 놈을 되게 하는 것, 그걸 선후배들이 같이 해야 하는 거다. 가끔씩 같이 했던 어린 친구들이 마치 기업가처럼 말 할 때면 뿌듯함을 느낀다. 그게 보람이고, 재미다.
-미국의 창업문화와 비교해 가장 부족한 인프라는.
▶회사를 만들어도 출구전략이 기업공개밖에 없다는 거다.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면 창업은 저절로 활성화된다. 회사 만들어도 1~2년 후에 빠져나갈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물이 안 빠지는 데 쏟아 부어 봐야 사망자만 늘어난다. 대기업들은 내부혁신에만 의존하는 기업문화를 바꿔야 한다. 창업가들의 혁신모델을 제값을 주고 사와서 그 위에 더 얹어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창업했던 사람들이 또다시 창업한다. 이게 제대로 된 기업생태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