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0여년 전 강원도 동해를 찾았을 땐 기차를 타고 꼬박 이틀이 걸렸다.
이번 한국 방문 때 서울에서 평창까진 차로 3시간 걸렸을 뿐이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긍정적 변화가 놀라울 뿐이다"
이머징시장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73)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모비우스 회장은 투자의 영감을 얻기 위해 전용 제트기를 몰고 전세계 투자 대상국과 기업을 방문한다.
그는 장기 가치투자에 대한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 투자 결정 때 가치(펀더멘털)와 가격(밸류에이션)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를 염두에 둔 기업이나 대상 국가를 직접 방문, 현장을 둘러보고 경영진을 면담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일제히 내던지고 코스피 지수가 하루에 100포인트 넘게 추락하는 '난리통' 속에 그가 한국을 다시 찾은게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모비우스 회장은 보통 1년에 2~3차례 한국을 찾는다.
그러나 공식 행사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2년여 만이다. 금융위기의 공포가 가시지 않았던 당시에도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강조했다.
그가 느끼는 한국의 투자 매력은 폭락장세 속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듯 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최근 폭락장세가 한국 증시 투자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증시의 주가가 더 내려가면 저가 매수의 기회로 생각하고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도 말했다. 요즘같이 주가가 요동칠 때 투자자들에게 더 많이 투자하라고 조언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지 않았다면 요즘과 같은 분위기에서 하기 쉽지 않은 말이다.
모비우스 회장은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들이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역풍을 맞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22일 기자간담회를 마치자 마자 이머징 마켓의 '큰 손' 모비우스는 곧바로 한국의 '최대 큰손'국민연금의 전광우 이사장을 찾아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전략을 가다듬었다.
발로 뛰는 베테랑 투자 대가가 직접 몸으로 느끼는 한국 증시는 한국 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포'와는 차이가 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