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간접펀드, 해외본사 1개 펀드에 100% 투자 사례… 비중축소 방안 검토
금융당국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간접운용 행태에 대한 규제에 나선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재간접펀드를 해외본사의 1개 펀드에 100%, 이른바 '몰빵'투자하는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재간접 투자 비중을 80% 이하로 낮추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감독당국은 외국계 운용사에게 간접운용 비중을 줄이고 직접운용 비중을 높이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국내에 진출할 당시 종합자산운용사 라이센스를 받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재간접펀드를 해외본사 1개 펀드에 100% 투자하는 등 대리점으로 전락하고 있어 직접운용 비중을 늘리기 위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종합자산운용업 라이선스를 회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자칫 국가간 마찰을 가져올 수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해외 재간접펀드를 해외본사의 1개 펀드에 '몰빵'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 보호 문제와 토종 운용사의 해외투자 위축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블랙록,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은 국내에서 펀드를 직접운용하거나 국내에 투자하는 비중이 '제로'다. 슈로더투신운용 또한 직접운용 비율이 1%가 채 안 된다. 펀드 대부분은 위탁 또는 재간접 투자 방식으로 해외본사에서 거의 100%를 운용하고 있다.
금융위는 제도를 개선해서라도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다.
2009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해외 재간접펀드가 1개의 역외펀드에 몰빵 투자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당시 해외 재간접펀드는 같은 회사 상품에 50%, 같은 펀드에 20% 이상 투자할 수 없었다. 최소 2개 이상의 해외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5개 이상의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것.
하지만 2009년 7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국내에 등록된 역외펀드에 한해서는 단 1개라도 100% 투자가 가능해졌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해외본사 상품을 이용한 해외 재간접펀드를 본격 출시한 것도 이 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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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역외펀드가 잘 팔리지 않자 법 개정 로비를 펼친 것으로 들었다"며 "토종 운용사들은 국내 펀드산업 및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반대했지만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