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 "겨울 휴가는 갈 수 있을까요?"

증권맨 "겨울 휴가는 갈 수 있을까요?"

임지수 기자
2011.11.02 14:09

[임지수의 '지수'이야기]

"징글징글한 그리스. 이러다 겨울 휴가도 못 가겠어요."

올 여름 그리스발 유럽 위기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주요 증권사 시황담당 연구원 상당수가 여름 휴가를 반납했다. 폭락장이 시작됐던 8월 초가 휴가의 절정이었지만 급변하는 주식시장 탓에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날 만난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났다가 주가 폭락에 회사의 호출을 받고 돌아왔다고 한다. 8~9월 유럽 사태 진행 상황에 따라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여름 휴가는 결국 물건너 가 버렸다.

그는 겨울 휴가로 '잃어버린' 여름 휴가를 되찾으려 했지만 겨울 휴가는 제대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그의 겨울 휴가 계획을 불투명하게 하는 건 여름 때와 마찬가지로 역시나 그리스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위기 타개를 위한 합의안을 내놓으면서 유럽 문제가 해결 수순을 밟아가는 듯 했으나 그리스가 다시 잡음을 내고 있다.

게오르기우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지난주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

국민투표에서 지원안이 부결된다면 유로존 회원국들이 구체화한 재정 위기 대응책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란 우려가 되살아 나고 있다.

그리스 국민투표가 국내 금융시장에 어느정도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8~9월 보다 국제공조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그때 처럼 시장이 패닉에 빠져 폭락세를 나타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 2일 코스피지수는 1%대 초반의 하락률을 보여 2~5% 급락한 뉴욕과 유럽 증시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이날 증시 움직임은 그리스 국민투표가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며 실제 투표가 현실화되면 시장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 국민투표로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 시간이 지연된다는 측면에서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는 점이다. 결국 그리스 국민투표가 시행될 때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짙어진 불확실성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공교롭게도 그리스 국민투표 시기가 한창 겨울 휴가철인 내년 1월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 시황담당자들이 겨울 휴가를 사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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