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이탈리아를 넘어서 이제는 스페인, 프랑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다시 한 번 부각됐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또 다른 악재가 터져나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남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는 이제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핵심국과 동유럽까지 언급되고 있다. 프랑스의 신용등급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유로존 핵심국들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혹시라도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 이들 국가의 채권을 보유한 프랑스 등도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각국이 위기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각 국의 이견차는 분명하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확대를 두고 프랑스와 독일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큰 거인들이 싸우고 있으니 난쟁이들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되살아난 7%의 공포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7포인트 넘게 빠지며 1840선을 지키지 못했다. 발목을 잡은 건 역시 유로존의 위기 확산이었다.
스페인 국채 금리가 7%에 육박하고 프랑스, 스페인 국채 입찰이 부진하면서 유럽 재정 위기가 주요국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켰다. 전날 스페인이 36억유로 규모의 10년물 국채를 발행하면서 금리가 한때 7.09%까지 치솟았다. 평균 금리는 6.975%를 기록했다.
14년 만의 최고수준인데다 7%의 공포의 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에서 국채 수익률 7%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구제 금융으로 가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스페인은 오는 20일 총선이 예정돼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야당인 국민당(PP)이 집권 사회당(PSOE)에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국민당이 긴축정책 등을 예고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스페인도 문제지만 먼저 해결할 것은 이탈리아다. 프랑스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은행들은 그리스와 이탈리아 국채 보유 비중은 모두 10% 이상을 상회하며 유럽 은행권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탈리아 위기가 진정이 되어야 프랑스의 신용강등 논란도 없어질 수 있다.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새 총리가 강력한 개혁을 추진한다는 발표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독자들의 PICK!
◇獨·佛의 날선공방…ECB의 향후 행보는
시장은 ECB의 강력한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앞두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등 포괄적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안 마련은 지연되고 있다.
유로존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ECB의 국채금리 매입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앞서 문제를 해결한 독일과 프랑스은 이에 대해 날선 공방에 나서고 있다.
독일은 인플레이션 위험과 재정위기 국가들의 모럴헤저드를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언제까지 유로존의 '백기사' 노릇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가 유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착각"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의미다.
상대적으로 프랑스는 마음이 급하다. ECB가 손을 놓을 경우 당장 프랑스의 국채수익률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능성은 적지만 벌써부터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에 프랑스는 ECB가 이탈리아 등의 국채를 매입해 위기진정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이 여유롭게 싸우고 있을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고 얘기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ECB는 물론 EFSF 자금만으로 내년초 도래할 PIG 국가들의 채권만기를 대비할 수 없다"면서 "자칫 시간을 끌다 통제불능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든 결론을 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