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수준 못 따라가는 에스엠

소녀시대 수준 못 따라가는 에스엠

신희은 기자
2012.01.19 15:54

[기자수첩]

"사실무근"

지난 11일 유상증자 검토설이 나돌자 회사측은 자신있게 부인했다.

에스엠 고위 관계자도 취재기자에게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증자설로 장중 하한가까지 급락했던 주가는 회사측의 부인 이후 낙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고작 일주일이 지난 18일, 에스엠은 5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주당 0.1주의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급부상한 에스엠에 기대와 신뢰를 보냈던 주주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해외에서 K-컬처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을 거느린 에스엠이 외형확대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에스엠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 사이에 한달전부터 증자설이 돌았던 것도 이때문이다.

유상증자로 당장은 주가희석으로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겠지만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득이다.

하지만 증자 결정과 발표 과정에서 보여준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에스엠이 잃은 신뢰는 증자의 기대효과를 크게 갉아 먹는 일이다.

에스엠 측은 "이전부터 다각적으로 자금조달을 검토했지만 가능성이 낮아서 부인했다가, 주관사측에서 총액인수 조건으로 유상증자를 제안해 와 갑작스럽게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6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조달하면서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내에 모든 의사결정과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전부터 자금조달을 검토했지만 가능성이 낮았는데 일주일 만에 '조건이 좋아서' 입장을 바꿨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기관투자가들은 에스엠이 유상증자를 부인했던 11일에 일찌감치 21만여주를 팔고 나갔다.

유상증자 이전에 김영민 에스엠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이 저가에 배정받은 스톡옵션을 행사, 최소한 수 십 배 이상의 차익을 거둔 것도 개운치 않은 대목이다. 투자를 위해 주주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모으면서 경영진은 서둘러 스톡옵션을 행사한데 대해 주주들이 회사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에스엠은 명실상부 한류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소녀시대 같은 소속 그룹들은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 수준에 올라섰다.

하지만 시가총액 8000억원에 달하는 상장기업으로서의 에스엠의 책임의식은 '소녀시대' 수준을 따라가기에 한참 멀어 보인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흥행 능력 못지 않게 '공개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신뢰를 갖추지 못하면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주주와 투자자는 곧 팬이고 문화 소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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