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남자에게 준 최고의 선물 ○○○○"

"자연이 남자에게 준 최고의 선물 ○○○○"

오정은 기자
2012.01.20 08:34

[인터뷰] 박동현 동아팜텍 대표이사

"자이데나는 발정제가 아닙니다. 노화에 따른 신체 능력 저하현상인 발기부전을 개선해주는 약, '해피 드럭(Happy Drug)'입니다. 자이데나는 자연이 남자에게 준 최고의 선물입니다."

18일 삼성동 동아팜텍 본사에서 만난 박동현(57) 동아팜텍 대표이사는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신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박 대표는 "자연에서 새로운 화학구조를 발견하고, 신약으로 개발하는데 필요한 '베팅'을 할 수 있는 국내 제약사는 없다"며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증권시장의 '힘'"이라며 코스닥 상장 이유를 밝혔다.

예일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공인회계사(AICPA)를 취득한 박 대표는 1984년 메릴린치에 입사한 월스트리트 한인 1세대 출신이다. 당시 월가 투자은행(IB)에서 한국인으론 드물게 기업 인수합병(M&A)을 담당했다. 홍콩과 뉴욕을 오가는 글로벌 증권맨이었던 박 대표는 90년 귀국, AIA 캐피탈 코리아라는 M&A 자문사를 AIG와 합작으로 차렸다.

↑박동현 동아팜텍 대표이사
↑박동현 동아팜텍 대표이사

당시 한국에는 해외 기업과 한국 기업이 합작투자한 회사가 많았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자 한국기업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합작회사 지분을 모회사에 팔았다. 박 대표는 해외 IB에서 M&A를 담당했던 독보적 경력 덕분에 지분 매각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1998년, 구조조정 중이던 신원그룹은 계열사가 보유한 한국화이자 주식 42만5488주를 미국 화이자에 매각했다. 이 딜을 맡은 박 대표는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화이자가 개발중인 '비아그라'라는 약을 접했다.

"발기부전치료제라니, 당시는 팔리면 얼마나 팔리겠나 생각했습니다. 화이자 측도 별 것 아니라고 뻥을 쳤는데,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신약이었습니다"

박 대표는 동아제약이 보유했던 한국 존슨앤존슨 지분을 미국 본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동아제약과 인연을 맺었다. 동아제약의 독일 웰라 지분을 본사에 매각하는 자문을 담당한 뒤 동아제약에 사외이사로 입사하게 됐다.

ⓒ동아제약,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제품. 동아제약은 국내와 터키 등 세계 10개국에서 자이데나를 판매중이다. 자회사인 동아팜텍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시장을 담당한다.
ⓒ동아제약,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제품. 동아제약은 국내와 터키 등 세계 10개국에서 자이데나를 판매중이다. 자회사인 동아팜텍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시장을 담당한다.

때는 2000년, 화이자는 비아그라를 시장에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루는 동아제약 이사회에 박 대표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안건이 올라왔다. 동아제약 연구소에서 신물질을 발명했으니 예산을 배정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발기부전치료에 쓰이는 신물질, 유데나필이었다.

"당장 연구소를 방문했죠. 약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비아그라부터 검토해보니 이 작은 알약의 시장 가치가 100억불, 당시 현대차의 매출보다 컸습니다. 그래 우리도 해보자, 100억불은 안돼도 10억불은 해보자는 생각으로 덤볐죠"

당장 동아제약 이사회 안에 특별 프로젝트 팀을 꾸렸다.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을 감당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자회사, 동아팜텍이 출범했다. 2002년 9월이었다.

"시작은 했는데 겁이 덜컥 나더군요. 신약개발 성공 확률은 100만분의 1입니다. 임상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죠. 임상 과정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아그라의 성공과정을 벤치마킹했습니다"

박 대표는 미국으로 날아가 업계에서 이름난 비뇨기과 의사에게 유데나필의 분석을 의뢰했다. 결과는 기가 막혔다. 유데나필의 경쟁력이 엄청나다는 결론이었다. 비아그라의 약효 지속시간은 4시간, 씨알리스가 36시간인데 비해 유데나필은 정확히 24시간이기 때문이었다. 하루에 한 번 먹는 '복용의 편의성' 때문에 다른 약으로 개발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2003년, 동아제약이 자이데나의 국내 임상과 동아팜텍의 영국 임상 1상을 개시했다. 동아제약이 국내 2상을 통과하자 동아팜텍은 영국 1상, 국내2상 결과를 들고 미국 메릴랜드로 갔다. 메릴랜드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철옹성, 미국 식약청이 있다.

"전 세계의 약장수란 약장수는 다 찾아오는 미국 식약청에서 1시간 회의를 위해 1년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한국 임상 결과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이데나는 임상 2상에서 2단계인 2b부터 바로 시작했습니다"

2007년, 임상 2상 승인을 받기까지 비용만 100억원이 넘게 들어갔다. 동아팜텍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에서 미국 워너칠곳을 비롯한 제약회사들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현재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10여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20%다. 동아팜텍의 자이데나는 러시아에서 판매중이다. 임상 3상에는 600억원이 투입됐다.

동아팜텍은 2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박 대표는 "동아팜텍의 상장을 승인한 거래소도 용단을 내렸다고 본다"며 "우리나라의 상장요건과 신약개발 회사의 조건을 맞추기는 정말 어렵다"고 상장 과정을 회고했다. 코스닥 기업은 상장 후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자의 보호예수 기간이 보통 1년인데 비해 동아팜텍은 바이오 기업 특성을 고려해 2년으로 설정했다.

"지난 10년간 약이 미쳐 지냈습니다. 1세대 증권맨 출신으로 증권시장에 동아팜텍을 상장시키고, 이제 제약업계의 삼성전자로 키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