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할 일이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네요." 1일 낮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증권사 투자정보팀 관계자 A씨의 말이다. "어떻게 지내냐"는 인사를 건네자 씁쓸한 표정으로 내놓은 답이다.
그는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모아 전하는 게 '전공'인데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몸을 사리는 게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테마주 집중단속에 나선 영향이 컸다.
A씨는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선거관련주인데 여기가 막히니 손가락만 빨고 있다"며 "정치테마주가 워낙 떠들썩하다보니 실적시즌이긴 해도 현장에선 실적관련 정보로는 약발이 안먹힌다"고 전했다.
투자정보팀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가면서 지점 영업현장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보다 정보가 늦는 경우가 늘어나다보니 항의가 적잖다는 것. 하루에도 몇 번씩 상담을 요청하던 투자자들도 돌아오는 대답이 시원찮으니 전화상담마저 뜸해졌다고 한다.
그는 "테마주 단속이야 한두 번 겪는 일이 아니지만 연초부터 쉬고 있자니 회사에도 눈치가 보인다"며 "올해는 선거가 2차례나 있어서 한 해 내내 이렇게 보내면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이런 상황은 증권업계가 자초한 탓이 크다. 그 역시 영업현장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알음알음 '건수'가 될 만한 정보 위주로 종목 추천이 이뤄진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들도 으레 이런 정보만 찾는 경우가 다반사다. A씨 표현을 빌리자면 투자정보팀은 일종의 '테마정보팀'이었다. 업계 전반도 그동안 시장테마에 기대곤 했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대응을 엄포한 지 채 한달여가 됐으나 이날 역시 선거테마주가 인기리에 사고 팔린 것도 이런 관행이 뿌리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실체 없이 소문에 휘둘린 주가는 결국 제자리에 돌아가기 마련이다.
A씨는 "나 같은 사람이 진짜 일을 하려면 전체 증권업계 종사자가 이마에 '테마주 사절'이라는 표어라도 붙여야 한다"고 했다. 이날 문재인 테마주로 알려진바른손(561원 0%)은 나흘째 상한가를 이어갔다. A씨의 말이 각별하게 들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