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부담", 자문형랩은 이미 삼성전자 팔았다

"고점 부담", 자문형랩은 이미 삼성전자 팔았다

권화순 기자
2012.02.24 07:00

자문형랩 삼성전자 비중 연초 대비 절반으로 '뚝'...환매 부담에 투신권도 '팔자'

삼성전자가 장중 120만원을 터치한지 하루만에 3%대로 밀려나 116만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189,000원 ▼700 -0.37%)는 외국인 '러브콜' 덕분에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자문형랩은 이미 이달 초부터 삼성전자를 팔고, 다른 IT(전기전자) 종목으로 갈아탄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형랩은 지난해 말에서 연초까지 삼성전자 비중을 많게는 30% 가량 꽉 채웠다가 최근 절반 이하로 비중을 축소했다. 일부 차익 실현 덕분에 마이너스(-)가 났던 랩 수익률은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던지는 자문형랩=23일 증권업계와 투자자문업계에 따르면 A증권사 브레인투자자문 랩의 삼성전자 비중은 최근 14%로 낮아졌다. 브레인 랩은 연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비중을 25%까지 편입했었다. 104만원에 산 삼성전자를 110만원 전후에 팔아치운 셈이다.

일부 증권사의 창의투자자문 랩도 삼성전자 비중이 연초 20%에서 이달 12%로 크게 낮아졌다. 레오투자자문 랩은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인 13~14%를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는 전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 삼성전자를 대거 담았던 자문형랩이 비중을 절반 이하로 축소하거나, 적어도 추가 매수를 자제하는 배경은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적으로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는 "올해 안에 삼성전자 주가가 150만원대로 충분히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이익이 많이 났으니 주가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조정을 받을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엔화가 절하되기 시작해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조금 나빠질 수는 있지만 IT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자체가 변한 건 아니다"며 단기트레이딩 관점에서의 비중축소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 자문사 대표는 "단기적으로 고점을 찍었다는 판단에 따라 삼성전자를 일부 팔았다"며 "각 기업들의 이익이 확인되는 4월 이후에 자문형 랩 포트폴리오를 전반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일부 자문형랩은 삼성전자 비중을 20%로 유지하고 있다.

B자문사 대표는 "휴대폰 부문 성장세와 반도체 과점, TV부문에서의 글로벌 점유율 등을 고려할 때 급하게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삼성전자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 3천억 '팔자' "환매 때문에"=자문형랩 뿐 아니라 주식형펀드도 삼성전자를 연일 내다팔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이 1조3253억원 어치 사들이는 동안 투신권에서는 3296억원 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각 증권사의 삼성전자 평균 전망치가 지금 주가 보다 높은 130만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정작 투신권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주식형펀드 환매바람 때문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이달 1조6073억원이 대거 이탈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펀드 환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주식을 팔아 환매 대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다보니 우선적으로 매도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절대적인 가격으로는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환매 압박이 덜 하고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시총 비중까지 도달하지 않은 펀드들은 엘피다 파산 가능성 이야기가 나왔을 때 추가로 담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시총 비중대로 투자했던 인덱스펀드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 급등에 따라 시총비중을 넘어서는 부분만큼 내다 팔아야 하는 탓에 잠재적인 물량 부담도 있다. 주식형펀드는 한 종목당 10% 투자 비중 제한이 있는데 삼성전자는 예외적으로 시총비중 만큼만 담을 수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기준으로 미래에셋녹색성장 1(주식)과 하나UBS배당60 1[주식] 등 7개 주식형펀드(인덱스펀드 제외)가 삼성전자 주식투자 비중이 1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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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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