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파리바게뜨 베트남 호찌민 까오탕 1호점 가보니

"씬짜오 파리바게뜨.(안녕하세요 파리바게뜨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베트남 호찌민 1급 상권 동커이 초입의 까오탕 거리. 오토바이가 쉴 새 없이 지나고 있는 거리 한가운데 낯익은 간판과 인테리어의 베이커리가 들어섰다. 바로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다. 베트남에선 대규모인 529m² 면적에 1~2층 160석의 카페형으로 꾸몄다. 파리바게뜨의 첫 베트남 매장이자 해외 100호점이다.
내부의 느낌은 여느 국내 매장과도 비슷했다. 푸른 색 유니폼을 입은 현지인 직원들이 밝게 인사하며 분주히 손님을 맞이했다. 메뉴 수도 국내 못지않았다. 빵류 45종을 비롯해 △식빵류(5종) △페스츄리(10종) △케이크류(30종) △선물류(20종) △음료(40종) 등 총 150여 종이나 됐다. 현지 베이커리가 통상 40종의 메뉴를 갖춘 것에 비하면 3~4배나 많아 획기적이라는 평이다.
현지화 초기 작업으로 열대과일인 아보카도·사보체의 등 스무디 주스를 확대하고, 현지식 커피 '카페다'를 선보인 게 특징이다.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을 만들고, 필수품 '우비'를 제공하는 등 섬세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매장 곳곳에선 "응온 꽌(맛있다)"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성길 베트남 법인장은 "베트남은 소비 지향적이고 외식 문화가 보편화 돼 외식 시장 규모가 30조원에 달한다"며 "인구의 60%가 30세 이하여서 파리바게뜨의 트렌디한 제품과 고급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찌민 최대 규모의 뜨요 산부인과가 자리 잡아 늘 유동인구가 많은 까오탕 거리에는 현지 베이커리인 '브레드 톡', '킨도' 등 경쟁 브랜드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유난히 파리바게뜨의 입성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베트남의 역사와 무관치 않다. 베트남은 19세기 약 100여 년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으면서 동양권에선 특이하게 빵이 주식(主食)으로 자리잡게 됐다. 쌀국수 포와 함께 아침마다 먹는 게 바로 바게뜨일 정도다. '원조 퓨전'인 셈이다. 호찌민 시내 중심에 프랑스가 지은 노틀담 성당과 중앙우체국이 명소로 꼽힐 만큼 문화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런 만큼 '파리바게뜨' 브랜드가 주는 존재감이 남다르다는 게 현지인들 설명이다. 파리바게뜨는 베트남식 바게뜨 '반미' 등 현지화 메뉴를 전체의 20%까지 늘리고, 한류 마케팅까지 활용해 현지인들 일상에 스며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런 여세를 몰아 올해 호찌민과 하노이에 5개 매장을, 2020년까지 베트남 전역에 300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
현지 교민 김동호씨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베트남인들은 굴곡진 역사에도 프랑스·한국 문화에 친근하다"며 "지역 베이커리들이 공장에서 일괄 생산하는 식이어서 맛이 떨어지는 편이었는데, 센트럴 키친에서 바로 빵을 굽는 파리바게뜨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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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내에서도 베트남 진출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허영인 회장이 매장 오픈 날 전격 방문해 직접 매장을 챙긴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빵장인'이라 불리는 허 회장은 빵 맛과 인테리어 상태 등을 꼼꼼히 점검하며 격려와 함께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해외진출의 '전략적 요충지' 베트남을 수성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이기도 하다. 그동안 중국과 미국 양대 축에 집중 진출했던 파리바게뜨는 두 나라를 거점으로 삼고, 이번 베트남 진출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전세계 60개국에 3000여개의 매장을 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제부터 '한국의 맛'으로 세계 경영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