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히트상품' ELS····마이너스 수익률로 투자자 "나 어떡해"
ELS(주가연계증권)가 시중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증권사 뿐 아니라 보수적인 시중은행에서도 ELS는 올 들어 최대 히트 상품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식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원금비보장 ELS가 자칫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만기가 도래한 일부 증권사 ELS가 많게는 30% 넘게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를 울리고 있다.

◇ELS 투자자, 마이너스 수익률 '날벼락'=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2011년에 판매됐던 ELS가 최근 속속 만기도래하고 있다. 이 중 일부 상품은 '시중금리+알파(α)'는커녕 -30%~-20% 가량의 대대적인 손실이 났다.
지난 4일 만기 상환된 한국투자증권의 '부자아빠 주가연계증권 제1009회'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37.63%란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한국전력(46,900원 ▼1,400 -2.9%)과우리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형 ELS로 4개월 마다 조기상환 되는 구조지만 결국 2년까지 끌었다.
지난해 8월 유럽 발 위기로 한국전력 주가가 최초 기준가(3만5750원) 대비 55% 밑으로 급락, 원금손실한계(녹인·Knock In) 구간에 진입한 탓이다. 또 만기일까지 최초 기준가의 80% 위로 올라가지 못하면서 손실을 확정지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만기가 3년으로 길었다면 원금이 회복될 수도 있었는데 2010년 당시 주가상승기라서 만기가 짧은 상품이 인기가 높았다"면서 "녹인 베리어가 55%로 높았던 것도 손실을 낸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70,900원 ▲1,700 +2.46%)의 '제3723회 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도 유럽위기 직격탄을 맞은 불운의 주인공. 지난달 5일 만기 상환됐는데 -21.55%의 손실이 났다. 기초자산 중두산중공업(105,700원 ▼800 -0.75%)이 지난해 9월 녹인이 발생했고, 만기까지 최초기준가 대비 95% 이상 회복되지 못했다.
지수형 ELS도 결코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지난 5일 만기 상환된 신한금융투자의 '제2513호 파생결합증권'은 -21.47%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했는데 HSCEI가 급락해 수익률이 미끄러진 것. 이 외에도 신한금융투자는 '제2510호'(5일 만기)와 '제2431호'(3월 20일), '제2331호'(3월7일)가 모두 -10%를 기록, 원금을 까먹었다. 모두 지수형 EL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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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96,600원 ▲1,300 +1.36%)의 '제6354회 주가연계증권' 역시현대모비스(401,000원 ▼3,000 -0.74%)의 부진 속에 지난달 29일 -5%의 수익률을 확정지었고, 지난해 2월 판매된 대신증권의 'ELS1348호'는 기초자산이 녹인 구간에 진입,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대세 ELS, '쪽박' 안 차려면=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LS 발행액은 13조1384억원으로 분기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무려 72.8% 증가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원금전액보전형은 3조1914억원(24.3%)에 불과하다.
원금비보전형은 9조9353억원으로 전체의 75.6%에 달했다. 전분기 대비 175.9%나 증가했다.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많았던 셈이다. 문제는 지난 1분기 판매된 ELS 가운데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식되는 은행 거래 고객이 많았다는 점이다.
ELS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높을 수록 손실률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수익과 안정성이란 두 마리 토끼 잡기는 확률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상품 담당 관계자는 "'시중금리+알파(α)'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종목형보단 지수형이 적합하다"며 "같은 종목형이라도 상관관계가 낮은 종목들을 묶은 ELS가 수익이 더 나면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ELS 중 녹인 배리어가 40%수준인 상품이 다수인데 이보다 현저하게 높은 녹인 배리어는 위험할 수 있으며, 조기상환 배리어 역시 낮은 상품이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조기상환 배리어는 90~80% 수준이다.
김태훈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연구위원은 "요즘 월지급식 ELS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상품은 녹인 가능성이 높지 않으면서 만기에 손실이 확정되더라도 매달 일정 수준의 쿠폰(월 1% 내외)을 받기 때문에 혹시 있을지 모를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