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거 이탈했던 외인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4월 중순부터 '팔자'를 지속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매수로 돌아서고 있는 것.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등 '전차(電車)군단'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부양의지가 외인들의 투심을 자극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한동안 1970선에서 머물었던 코스피는 2일 1990선을 회복하며 순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며 14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480선을 뛰어넘었다. 전날 발표된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지수가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돌아온 외국인 나흘째 '사자'
외국인의 '사자' 행진은 나흘째다. 지난 달 26일부터 사흘간 8097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수한 데 이어 이날 10시 47분 현재 736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473억원 어치를 쓸어담았다.
이는 그간의 매도세와 확연히 다른 모양새다. 4월 셋째 주부터 외국인은 '엑소더스'란 말이 나올 정도로 코스피 부문에서만 6거래일간 1조82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에서도 7거래일간 431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프랑스 대선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결과였다.
외국인들을 다시 부른 것은 국내 대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었다. 특히 '전차군단'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효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액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 전년 대비 22% 증가한 45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8% 늘어난 5조8500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43% 증가한 4482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6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는 전기전자 업종이 1% 이상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65% 오른 141만2000원에, LG전자는 1.28% 상승한 7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발표된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이 평균적으로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외국인을 부르는 효과를 봤다"며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이 상당히 선전해 연간 전망치를 상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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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를 나타낸 미국 경기 지표도 외국인의 투심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4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4.8을 기록해 10개월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도 장중 4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는 등 상승세로 마감했다.
◇'전차'에 집중…매수세 지속될까
나흘간 이어진 외국인 순매수를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2923억원), 현대모비스(831억원), 기아차(488억원), 삼성SDI(473억원), 만도(407억원) 등으로 전자와 자동차 업종에 매수가 몰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코스닥에서는 다음(201억원), 에스엠(98억원), CJ오쇼핑(68억원) 등을 사들였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전자는 연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근 6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까지 10% 상승폭이다. 현대차, 기아차도 전 거래일인 30일 모두 3% 넘게 상승했다.
한편 오는 6일에는 그리스 총선과 프랑스 대선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선거 불확실성도 현재 외국인 매수세를 꺾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대선같은 경우,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당선되면 신재정협약이 다시 조정될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그간 주가가 많이 빠졌다"며 "그러나 이미 사전에 영향을 많이 준 만큼 추가적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보다는 유럽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곽 연구원은 이어 "외국인 매수세가 아직까지는 전 업종 폭넓게 유입되지 않고 있지만, 4월 중순 나타났던 매도 규모가 최근 들어 줄고 있다"며 "매수쪽으로 방향이 잡힌 만큼 이미 노출된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추세가 바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