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스피가 장중 상승과 하락을 거듭한 끝에 3.40포인트 하락한 1913.73을 기록했다.
한 때 1900포인트까지 밀리며 고전했던 지수는 개인의 반발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만회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각각 941억원, 1247억원 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으며 외국인 매도에 맞섰다. 외국인의 매도 우위는 9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팔자' 행진을 계속하는 이유는 유럽의 정치 이슈에 따라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그리스 재총선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치가 재정 문제를 좌우하는 양상이기 때문에, 증시 예상도 새로 나오는 뉴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 불확실성 앞에서는 중국 정부의 지급준비율 인하마저 무력했다. 지난 12일 중국 정부가 지준율을 0.5% 인하한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였지만,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중국과 관련한 화학, 기계, 철강 업종은 오히려 하락 마감했다. JP모간체이스의 투자 손실이 호재를 앗아갔다는 평가다.
독·프 정상회담, 유럽 불확실성 잠재울까
오는 15일(현지시간)에는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유럽 정세 불안은 '신재정협약'에 반기를 든 올랑드 후보의 당선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시장은 프랑스와 독일이 회담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회담에서는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의 ‘성장’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긴축’이라는 두 주장이 맞서게 될 전망이다. 여기서 양 측의 견해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은 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랑드 당선자가 6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적다는 점도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국가 간 협약을 갑자기 되돌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프랑스에 좌파정부가 집권했다고는 하나, 유로존 문제가 한 국가에 국한될 수 없는 문제인데다 최근 위기가 확산 국면에 있다는 점에서 파국을 초래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질 경우 그 비난을 프랑스 혼자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그러한 시각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김남현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이번 회담에서 유로존 문제가 전격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며 "결국 과거 그래왔던 것처럼 문제를 미루고, 섞고, 덮는 과정을 거쳐 사태가 봉합되는 수순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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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 정상회담에서 당장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의 기조가 긴축 일변도였던 점으로 미루어 성장 쪽으로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G2 지표부진 우려는 걸림돌…1차 지지선은?
중국의 지준율 인하에도 불구 이날 화학, 기계, 철강 등 관련 업종이 하락한 데는 중국 지표가 부진한 데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더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주 발표된 중국의 4월 수출입 증가율과 소매판매, 산업생산은 각각 14.1%, 9.3%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15.1%와 12.2%를 밑돌았다.
미국의 경제지표 둔화도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4월 비농업부문의 고용은 11만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6개월만의 최저 증가를 기록했다. 3월에도 12만 명을 기록하는 등 고용지표가 두 달 연속 '쇼크'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경기 모멘텀이 약화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하지만 경기 지표 악화는 'G2' 정책 당국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 연구원은 "중국이 지준율 인하로 경기둔화를 인정한 꼴이 되었지만, 경기둔화를 방치하지만은 않겠다는 정책당국의 의지를 확인한 것은 호재"라고 말했다.
김순영 IBK증권 연구원은 "경기 지표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중국이 지준율을 인하했고 미국에서도 제3차 양적완화(QE3)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여기에 저가 반발 매수 등을 고려하면 증시에서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