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코스피 지수가 1900선을 반납했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이날 장중 한 때 1890선까지 밀렸던 증시는 연기금과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가까스로 낙폭을 만회했다.
이날 외국인은 1691억원어치의 물량을 내던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럽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외인의 매도공세는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26억원, 182억원 순매수에 그친 가운데 우정사업본부를 중심으로 한 기타계가 1309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해 외국인에 맞섰다. 연기금도 장중 매수로 전환, 155억원 어치를 사들여 힘을 보탰다.
코스피 지수가 연이틀 장 중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기존 악재들이 재해석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위기가 시장에 충분히 알려진 요인이기 때문에,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저가매수에 대한 수요가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지난 14일 그리스 연립 정부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그리스 위기는 더욱 불거졌다. 그리스 대통령의 연정 촉구에도 불구, 긴축안에 반대하는 제2당 시리자는 이날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17일까지 연정이 구성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내달 17일 재총선을 치러야 한다.
시장은 시리자가 2차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연정 구성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재총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6월까지 계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위원회(EU Commission),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구제금융 트로이카'의 2차 구제금융 집행보류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날 독일의 한 언론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고 파산상태에 빠질 경우 유로존 회원국들이 입을 손실액을 2760억유로로 추정했다. 그리스와 거래하는 은행들의 손실과 다른 국가로의 전이 위험에 따른 비용은 추산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로존에서 그리스를 내쫓을 확률은 극히 미미한데다, 퇴출 시 경제 지표들을 근거로 삼을 경우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에 빠진 다른 유럽 국가들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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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유럽 정치가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비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연정을 구성하라는 일종의 압박카드라고 봐야 한다"며 "그리스 국민의 78%가 유로존에 남는 것을 희망하고 있고, 집권당부터 3당인 사회당까지 모두 탈퇴 원하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탈퇴를 얘기하는 것은 기우에 가깝다"고 말했다.
◇독일-프랑스 정상회담…'긴축 VS 성장'
'신재정협약'에 반기를 들며 유럽 정세 불안을 일으킨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 당선자가 15일(현지시간) 독일 메르켈 총리와 만난다. 성장을 주장하는 올랑드 당선자와 유럽 긴축기조를 주도해왔던 메르켈 총리가 만나 시장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랑드 당선자가 그간 긴축을 골자로 한 신재정협약 철회를 주장했던 만큼 정상회담에서 독일과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메르켈 총리가 "별도의 성장협약 체결은 가능하다"고 언급하는 등 여지를 남겨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이 최근 독일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는 등 유럽 내 긴축에 대한 반감 기조가 커지고 있는 것도 타협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조 연구원은 "메르켈 총리가 절대적 긴축을 주장하던 데서 한 발 물러나 성장협약이 필요하단 얘기를 하고 있다"며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성장협약을 추가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강경하던 태도를 보이던 각 정상들의 스탠스가 최근들어 조금 완화되기는 했지만, 올랑드 대통령의 경우 6월 중순에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