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낙폭 과대주에 투자해라"

[내일의전략] "낙폭 과대주에 투자해라"

이현수 기자
2012.05.17 17:45

17일 코스피가 4.71포인트 오른 1845.24로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름 선전한 모습이나, 전날 6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던 폭락세에 비하면 이날 상승폭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매수로 돌아오는 듯 했던 외국인이 장 중 다시 매도로 전환, '팔자'세를 이어간 게 지수를 압박했다. 이날 외국인은 656억원어치의 물량을 쏟아냈으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103억원, 1462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수해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장 초반 매수세를 펼치는 가운데서도 전기전자 업종은 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이 팔아치운 전기전자 종목의 물량은 592억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이은 하락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 중 2% 넘게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으나, 이후 점차 낙폭을 줄여 0.57% 하락한 1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그간 약세장을 이끌었던 전차(電車) 종목의 힘이 다했다고 판단하면서 낙폭 과대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엑소더스=외국인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열이틀 동안 국내 증시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2조7422억원에 달한다. 유로존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생긴 데 더해 최근 벌어진 JP모간 체이스의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 손실이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외국인 투매는 국내뿐만 아니라 이머징 마켓인 아시아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 동안 대만에서는 10억5240만달러,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각각 2억5100만달러, 2억3090달러의 외국인 순매도가 이뤄졌다.

조 연구원은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한국과 대만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현재 그리스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증권업계는 이날 장 초반 외국인 매수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 등 IT주는 그간 오를 대로 오른 만큼 차익실현 욕구까지 더해져 외인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은 "매도 배경과 주체를 보면 지난 2011년 하반기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계 자금이 이탈했던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라며 "이미 지난 4월부터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던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 수급은 구체적인 대응책이 제시될 때까지 부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담 적은 '낙폭 과대주'=그리스 상황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재총선이 실시되는 6월까지 글로벌 주식시장이 변동성 장세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구제금융 재협상을 주장하는 '시리자'가 총선에서 1당으로 올라설 경우, 총선 이후에도 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유럽연합(EU)은 추가적 자금집행을 미루거나 재검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정책 대안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점도 시장 불안을 더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와 독일이 정상회담을 통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지지했으나 국내 증시는 오히려 폭락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긴급회의 결과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모멘텀을 찾을 수 없는 장에서 단기적 대안은' 낙폭 과대주'를 찾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장 중 그간 낙폭이 컸던 화학주를 집중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은 71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화학주의 대장격인LG화학(355,000원 ▲10,500 +3.05%)은 5.62%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고,SK이노베이션(124,000원 ▲3,600 +2.99%)은 6.27% 급등했다.호남석유(96,700원 ▲5,100 +5.57%)금호석유(131,000원 ▲1,100 +0.85%)도 각각 4% 이상 올랐다.

김 팀장은 "가격부담이 남아있는 IT와 자동차보다는,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해 부담이 크지 않은 조선, 건설, 기계, 화학, 정유 등 낙폭과대주가 단기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유럽 위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이 나올 경우 IT와 자동차가 다시 주목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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