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 열려
코스닥 지수가 한 주간 139.38포인트 빠졌다. 전날 소폭 상승하며 안정을 찾는 듯 했던 코스피지수는 18일 62.78포인트 급락한 1782.46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1700선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19일(1776.93) 이후 5개월만이다. 코스닥도 450선 내줘, 7개월 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급락장에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의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전날 피치는 그리스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낮추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위험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며 불안한 증시에 기름을 부은 것.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예금 대량 인출 사태인 '뱅크런'은 심화하고 있다. 그리스 은행권에서 지난 14일부터 이틀 간 총 12억유로(1조7825억원)가 빠져나간 데 이어, 지난 주 스페인 방키아 은행에서도 올 1분기 전체 인출액에 해당하는 10억 유로(1조5000억원)가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뱅크런이 타 유럽 국가들에게까지 번질 경우 글로벌 신용경색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지선을 찾을 수가 없다"…관망 기조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을 빼내가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4349억원 어치의 물량을 내던지며 13거래일 째 매도세를 이어나갔다. 그간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무려 3조1573억원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매도 자금 가운데 2175억원을 전기 전자 업종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삼성전자(204,000원 ▼6,500 -3.09%)의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4.66% 하락한 116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120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8일 이후 처음이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가장 현금화하기 좋고, 그간 많이 상승해 차익실현이 가능한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삼성전자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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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조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그리스 위기를 진정시킬 만한 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대했던 중국과 미국의 경기 부양책도 언제 실시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그리스 재총선이 열리는 내달 17일 이후에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센터장은 "그리스 총선 후 긴축 프로그램이 완화되는 등 수습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증시가 살아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충격이 미국이나 중국 쪽으로 번지면서 파장이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6월 17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지지선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희망은 남아있다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시장의 눈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이 신용경색 위기에 직면해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및 재정 긴축 완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은 특히 성장을 강조하는 프랑스의 입장이 지지를 얻을 경우 기존의 재정협약보다 재정수지 목표 달성 시한을 늦추는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책이 그리스에게도 적용되면 그리스가 원하는 재정 감축 완화가 수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EU 특별 정상회담이 반전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라며 "최근 주가 급락은 좋지 못했던 매크로 상황을 뒤늦게 반영하는 의미도 있다"며 "주가 하락 기울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열렸던 유로존 재무장관 특별회의와 독일-프랑스 정상회담 결과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점으로 미루어, EU 특별 정상회담도 불안감을 잠재우긴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리스 총선이 촉발한 위기이기 때문에, 그리스 스스로가 재총선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