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주 초반 회복세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는 23일 다시 곤두박질쳤다. 잠잠해지는 듯 했던 외국인 매도세도 커진 모습이다. 이날 외국인은 3820억원 어치의 물량을 내던지며 16거래일 연속 '팔자'행진을 이어갔다.
널뛰기 장세가 나타나는 이유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향방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유럽 정상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 'G8' 정상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면서 지수가 반등세를 나타냈으나, 이날은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전 총리의 유로존 이탈 대책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수가 속절없이 하락했다.
◇주도주냐 소외주냐=외국인 수급은 특히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주 10% 넘게 하락했던삼성전자(204,000원 ▼6,500 -3.09%)는 이번 주 들어 이틀 간 6.25% 오르며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날 다시 1.53%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증시 동조화 현상으로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주도주의 매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변동성 장세 탓에 투자자들은 매수 타이밍을 쉽게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주도주의 기업 펀더멘탈이 견고하기 때문에, 시장 불확실성이 걷히기만 하면 이들 주가는 이전의 상승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추세적 이탈이 아닌 단기적 현상이기 때문에, 향후 다시 들어온다고 하면 우선적으로 주도주를 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의 반등세에서도 '전차'종목으로 대표되는 주도주는 강한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그간 낙폭이 컸던 중소형주를 담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지난 주 중소형주에서만 1000억원 이상의 매도세가 나타나는 등 코스닥 시장은 지난 2009년 이후 장기박스권의 하단인 450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현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의 주식예탁증서(ADR)가 경험적 저점까지 하락한 점 △통상적으로 중소형주의 투심을 좌우하는 기관매수세가 5개월 만에 유입되고 있다는 점 △지난해 하반기 급락 이후 반등과정에서 중소형주의 상승탄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는 점을 들어 "현재 실적 가시성이 높거나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일부 업종의 반등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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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데 이어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성장'을 강조함에 따라 화학, 철강, 기계 등 중국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면적 경기 부양책이라기보다 가파른 경기 하강 속도에 대응하기 위한 '현상유지' 차원인 만큼, 중국 관련 업종에 대해서는 관망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그리스, 변화의 조짐=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그리스 내부 여론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로존 탈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면서, 내달 17일 열릴 2차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 되던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
그리스의 한 일간지가 지난 주말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기존 집권당인 신민당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상승, 시리자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선거 결과가 나온다면 제3당인 사회당 역시 지난 1차 총선 때보다 많은 의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신민당과 사회당은 모두 긴축안과 유로존 잔류에 찬성하고 있는 정당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재정고갈 우려가 높아져 그리스가 벼랑 끝에 몰릴 경우, 구제금융 지원 결정 여부가 걸려있던 지난해 11월처럼 두 정당이 극적으로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두 정당이 2차 총선에서 총 40%의 득표에 성공하고, 제1당에게 부여되는 50석까지 확보하게 되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디폴트 리스크는 크게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은 최근 유럽 정상들의 발언으로 미루어, 개회가 임박한 EU특별 정상회담에서도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지지가 발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이 유로본드 도입이나 정부 지출을 통한 부양책에 반대하고 있어, 회담 이후 시장 불안감이 사라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