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장 PR매물 부담…차익매도 잠재물량 5조원
최근 국내 증시가 유럽 우려 속 낙폭과대주에 대한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단기 반등 국면을 보이고 있다. 주도주는 여전히 움직임이 제한돼 있지만 그 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에 매수세가 몰린 게 증시 반등을 이끌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 수급이 불안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우려가 현 증시를 짓누르는 1차적인 원인이지만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대거 출회되는 경우 단기 반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PR매물 지수 압박=30일 오전 11시4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8.97포인트 내린 1830.84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의 불안한 수급 속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돼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같은 시각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2375억원 매도우위, 비차익거래 931억원 매도우위 등 총 3307억원 매도우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3000계약 가까이 순매도 하고 있다. 선물과 현물 사이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는 '백워데이션'(선현물 간 가격역전)이 나타나 -0.50을 기준으로 등락하고 있다.
프로그램 거래는 차익매도와 비차익매도로 나눠진다. 차익매도는 선물과 현물 사이 가격 차이를 이용해 무위험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 방식이다. 반면 비차익매도는 현물인 주식만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팔 때 쓰이는 방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7일 이후 8일 연속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이 기간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은 총 2조2942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 매물은 통상 증시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실제 앞서 개인과 기관의 저가매수세에 힘입은 반등장에서도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돼 지수가 반락하거나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차익거래는 무엇보다 베이시스의 변동폭이 중요하고 비차익거래는 각종 수급동향 및 기관투자자의 자금 집행여부와 관련이 깊다. 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이 나타날 경우, 차익거래가 발동될 환경이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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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차익매도는 향후 국내 증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최근 순매도 행진을 벌였던 외국인이 주로 이 방식으로 주식을 팔았다고 시장은 분석한다.
◇증시 복병 PR 잠재물량 약 5조=최근 8거래일 동안 시장 베이시스는 5차례 마이너스권을 맴돌았다. 특히 지난 21일과 22일은 지수의 반등 속 베이시스가 각각 -0.57과 -0.61을 기록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돼 상승 흐름이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선물과 현물 간 가격 차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나오는 차익매도 잠재 물량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장에 쌓인 이 물량이 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익거래 매수와 투신과 보험 등 일부 기관의 현물 저가매수가 최근 증시 반등을 견인했지만 프로그램 매매에서 외국인들의 비차익 매수가 재개돼야 안정적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지적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현물매도의 70%는 비차익거래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며 "차익거래의 변형도 일부 존재하겠지만 대부분 주식 바스켓의 매도로 간주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전날 프로그램 매매에서 백워데이션임에도 700억원 이상의 차익매수가 유입됐지만 이는 비과세 인덱스로 매우 단기성향의 자금"이라며 "6월에는 배당 메리트도 낮아진 탓에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 수급은 매도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