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닥 투자자는 지금 '멘붕'

[기자수첩]코스닥 투자자는 지금 '멘붕'

배준희 기자
2012.05.30 15:47

개인투자자 최모씨(31)는 요즘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줄담배를 피우는 일이 잦아졌다. 최근 코스닥 중소형주 가운데 저가매력이 높은 몇몇 종목을 샀으나 오히려 코스피 대형주에 비해 주가 낙폭이 컸던 탓이다.

최씨처럼 코스닥시장의 개인투자자들은 요즘 시쳇말로 '멘붕'(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태를 일컫는 은어) 상태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주도주, 모멘텀, 수급주체 3가지가 없는 '3무(無)장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닥시장에는 정치테마주밖에 없다"는 투자자들의 푸념도 끊이지 않는다. 근래에는 정치테마주 범위도 확장되는 양상이다. 지난 4·11총선이 끝난 뒤 새로 정치테마주에 편입된우성사료(23,400원 ▼100 -0.43%),써니전자(1,828원 ▼9 -0.49%),미래산업(15,450원 ▼570 -3.56%)등은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회사들이다.

대선정국이 본격화되면서 테마주가 기승을 부려 감독당국을 머쓱하게 한다. 실제 검찰이 정치인 테마주에 관한 거짓소문을 퍼뜨린 일당을 적발해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에도 코스닥시장에서는 관련주가 급등했다.

전날 김두관 경남지사 관련주가 일제히 상한가로 직행하더니 이날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율이 주요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박근혜 테마주가 급등했다.

중소형종목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맡은 기업의 실적과 미래 성장성을 분석해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매수·매도의견을 내는 것이 주임무지만 코스닥시장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아 보고서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닥시장 중소형기업들의 보고서를 보기 힘들다거나 목표주가 괴리율이 왜 이리 크냐는 항의전화가 자주 걸려오지만 워낙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다보니 적극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기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코스닥업체들의 자정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허위보고서 등으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코스닥 기업들이 있다"며 "코스닥 업체 스스로 실적 경쟁력을 갖춰 증시 체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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