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스피가 초반 낙폭을 크게 줄이며 1840선에서 마감했다.
이날 장 막판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프로그램 매매였다. 장 중 내내 매도우위를 보였던 비차익거래에 종료 직전 동시호가 매수가 몰리면서, 프로그램 매매는 총 683억4700만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도 규모도 초반보다 크게 줄어든 23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위기에 이어 불거진 스페인 금융권 부실에도 불구, 이날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등 '바닥'에 대한 신뢰는 커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증시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눈은 그리스 재총선을 비롯한 각종 유럽 이벤트들로 쏠리고 있다.
◇증시, 악재 적응했나=이달 국내증시는 유럽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유로존 긴축안에 반대하는 프랑수와 올랑드 후보가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한 것이 불확실성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그리스가 총선에서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며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스페인 은행 부실까지 겹쳤다.
유럽 위기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등 시장 불안감은 여전하나, 전문가들은 증시가 거듭되는 악재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 문제는 정치적 사항인 만큼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남유럽 국가들이 유로본드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닥이 다져지고 있다"며 "위기가 거듭되고 있으나 유로존 해결책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세적 반등국면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내달까지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버티기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1·2차 양적완화(QE1, QE2) 종료 시기 중 시장은 변동성을 경험한 후 'N'자형 혹은 'V'자형 반등을 시현했다"며 "장기투자자에게는 '버티기 식 홀드전략'이 수익률을 훼손하지 않는 대안이었다"고 말했다.
심 연구원은 이어 "경험적으로 정책 모멘텀이 작동할 때 투자심리가 안정되면서 시장은 자율반등을 시작한다"며 "이 구간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강도가 약해지거나 순매수 전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저가매수 전략을 통한 수익률 창출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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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대응에 거는 기대=이날 장이 막판 반등을 시도한 것에는 이벤트가 몰린 6월을 하루 앞둔 기대심리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시장은 내달 6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와 28일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금까지의 ECB태도가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그리스 총선이 예정되어 있는 내달 17일을 전후로 ECB가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심 연구원은 ECB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3차 LTRO시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 국채 무제한 매입 △통화스왑 라인 개설을 통한 주요 통화의 펀딩 문제 해결 △유럽 은행들에 대한 예금보장 및 자본 투입 등의 대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 ECB의 유동성 공급 움직임이 먼저 나타난다면 증시에서 낙폭을 회복하려는 시도가 보다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CB 정책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은 최근 하락세를 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할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