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외국계 증권사

[기자수첩]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외국계 증권사

김성호 기자
2012.07.03 07:01

"욕 한번 먹으면 그만이죠. 그 대가가 얼마인데…."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이 지난 회계연도 당기 순익의 6배 넘는 이익금을 홍콩 본점에 송금한다는 소식을 접한 국내 증권사 대표의 말이다. 비단 골드만삭스뿐만 아니라 해마다 고배당으로 빈축을 사는 외국계 금융기관의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골드만삭스증권이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이익잉여금 2700억원의 본점 송금을 결정했다. 이는 6년 만의 일로 자본금을 과도하게 가져가는 것보다 본점 송금을 통해 재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게 골드만삭스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2007년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로 본점 송금이 어려워졌는데 지난해 법인세 추징과 함께 세무조사가 일단락되자 곧바로 본점 송금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실 골드만삭스증권이 이익잉여금을 본점으로 송금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그간 국내 영업을 통해 적잖은 이익을 챙기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본점 송금을 보는 눈이 곱지만은 않다. 골드만삭스는 10년 넘게 사회공헌 차원의 기부금을 낸 적이 없다고 한다.

골드만삭스증권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나 이는 국내에서 영업하는 대다수 외국계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현재 외국계 증권사는 모두 20개(현지법인 9개, 지점 11개)로, 이중 기부금을 낸 곳은 절반뿐이다. 그마저도 일부 증권사는 1년간 낸 기부금이 수백 만원에 그치는 등 그야말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외국계 증권사에 있어 국내 주식시장은 노다지나 다름없다.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보니 안정적으로 주식거래수수료를 챙길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국내 증권사를 대신해 굵직한 IB사업도 싹쓸이하고 있다. 최근 증시악화로 국내 증권사들이 보릿고개를 넘고 있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그런대로 먹고 살 만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먹고 살만하면 주변에 베풀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악재로 국내 자본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이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라고 해도 버는 데만 급급할 뿐 베푸는 데는 인색하다면 구멍가게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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