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껏 활기가 넘쳤다. 그동안의 그늘진 표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얼마전 코엑스에서 열린 '동네빵집 페스티벌' 얘기다. 말그대로 축제인만큼 구경 온 손님들도, 빵을 내놓는 동네빵집 사장들도 모두 신명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 뒤에는 여전히 대형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에 대한 반감과 원성이 가득 깔려있었다. "20년 넘게 빵 기술을 쌓아온 달인들이 문을 닫고 택시기사나 막노동 등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절반에 가까운 동네빵집이 사라졌죠. 이거야 말로 국가적 낭비 아닙니까." 한 주최측 관계자가 프랜차이즈 빵집 때문에 내쫓기고 있다고 한숨 쉬며 볼 멘 소리를 했다.
행사장 게시물에는 "프랜차이즈 빵집은 공장에서 나온 냉동빵을 강제발효 시킨데다 식품첨가물이 잔뜩 들어가 소화가 잘 안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모든 문제는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귀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그동안 동네빵집들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춰오지 못한 점도 자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일부 동네빵집은 상대적으로 비위생적인 경우도 있었고, 신용카드 사용 등 서비스를 받는데 불편함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프랜차이즈 빵집이 먼저 골목을 장악해버려 고객이 어쩔 수 없이 간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간파했기에 자연 확장될 수 있었다는 논리다. 프랜차이즈 빵집이라고 모두 번창하고 있는 게 아니라, 경쟁력에 따라 브랜드별로 성장과 도태가 엇갈리는 현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소비자들은 동정표로 빵을 사는 게 아니다. 같은 돈을 가지고 맛·위생·서비스를 두루 판단해 본 뒤 최종 결정하는 것이다. 시장의 논리다. 이번 기회에 동네빵집 스스로 "그동안 손님들에게 부족했던 게 무엇인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동네빵집 중에서도 저마다의 경쟁력을 갖춰 '잘나가는 곳'은 분명 존재하지 않는가. 현재 국내 최대 매장을 가졌다는 프랜차이즈 빵집도 동네빵집에서 시작했다.
이제 프랜차이즈 빵집은 좁은 골목 시장이 아닌 드넓은 해외 시장에서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발휘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지만 어느 한쪽을 억누르는 정책 보다는, 양쪽이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선순환 성장이 가능토록 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