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법'으로 눈물흘린 농민들, 결국 길거리로(상보)

'마트법'으로 눈물흘린 농민들, 결국 길거리로(상보)

반준환 기자, 정영일, 김성휘
2012.11.21 15:21

21일 민주통합당 항의방문..22일 서울역 광장에서 항의집회

유통업 영업규제로 인해 말없이 눈물을 흘려야했던 농민들이 결국 집단행동에 나섰다. 올 초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영업단축 여파로 농산물 납품이 급감하자 밭을 갈아엎어 버린 이들이다. 거듭된 규제강화로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이어지자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농민 뿐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등 서민들이 정치세력으로 부상한 만큼, 앞으로 유통업 규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농어민·중소기업·임대상인 생존대책 위원회(가칭)'는 마트 영업시간과 의무휴업일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반발, 이날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항의 집회를 개최했다.

이는 최근 진행중인 '유통법' 개정에 민주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최근 대형마트, SSM 등의 영업시간을 강제단축하고 신규출점도 제한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개정안은 이번 국회 법사위에서 다루지 않기로 결정, 일단 보류됐으나 정국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뤄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는 게 농가와 마트 납품업체, 임대상인 등의 시각이다.

위원회측은 유통법 개정안대로 대형마트 폐점시간(아침8시~밤12시→아침10시~밤10시)이 앞당겨지고 의무 휴업일도 월 2일에서 3일로 늘어날 경우 소비자 쇼핑기회를 박탈할 뿐 아니라 농어민과 대형마트 입점 소상인 피해가 가중되고 서민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이영대 우영농장 사장은 "강제적인 입법보다는 정부, 대형유통업체, 중소상인 대표들이 만나 자율 합의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항의 집회에는 각 지역별 대표 100여명이 참석했고, 집회가 끝난 후에는 위원회 측의 입장을 민주통합당 측에 전달했다. 이영대 사장은 "1만 협력업체의 뜻을 모아 전달한 만큼 민주통합당 측에서 검토해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어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에서 수천여명의 대형유통업체 납품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통산업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항의집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과 중소입접업체, 중소제조업체 등 1만여개 업체로 구성돼 있다. 지난 5월 대형 유통기업에 대한 영업규제가 시작된 이후 지식경제부와 국무총리실 등과 면담을 갖는 등 대형 유통업체 납품업체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체인스토어협회에서는 이번 강화안이 발효될 경우 농어민은 농산물의 신선도, 재고 부담 등을 고려한 소극적 발주와 판매 기회 손실 등으로 연간 약 1조7000억원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소납품협력업체 3조1000억원, 영세임대소상인은 6000억원 등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추산이다. 대형유통업체는 연간 23%인 8조1000억원 가량 매출감소가 예상된다고 체인협은 밝혔다.

이 사장은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협력업체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미 대형 중소형 유통업체가 상생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한 만큼 정치권에서도 이를 존중해 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세력화하면서 대선을 앞둔 정치권도 적잖은 부담이 생겼다. 사회적 약자이자 잠재적인 유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조직화되지 않았던 '말없는 다수'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골목상권 보호'와 '농가·영세상인·일용직 근로자'는 명분면에서 경중을 따지기는 녹록지 않다.

22일 서울역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라는 농민은 "마트납품이 줄어들면서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고, 인건비도 제대로 주지 못할 상황"이라며 "마트규제가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것이라는 말 때문에 터놓고 불만을 얘기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대형마트 규제가 시작된 후 납품은 줄고 재래시장은 별 득도 보지 못한 걸로 안다"며 "시장보다 힘들었던 건 우리인데, 이대로 있다간 같이 망할 판이라는 걱정 때문에 길거리로 나가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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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2022 코넥스협회 감사패 수상

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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