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부처에서 ICT 맡을 경우 스마트시대 능동적 변화 대처 어려워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박근혜 당선인의 정부 새 판 짜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 건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 뿐만 아니라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가 맡고 있는 정보통신 영역까지 가져가는 거대 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일부에서 나오면서다.
ICT 업계는 정보통신 정책 기능까지 포괄하는 '공룡부처'가 탄생할 경우 급변하는 ICT 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고, 과학기술과 ICT 정책이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ICT 관련 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여러 부처에서 담당해왔다. 하지만 ICT 정책 전담 부처 부재로 관련 산업의 성장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ICT 전담 부처 설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김동욱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은 "과학기술과 ICT 정책을 통합해서 담당할 경우 우선순위가 단기 실적 중심의 ICT로 쏠리게 된다"며 "결국 중장기적인 R&D 정책은 물론 창의적 인재도 키울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과학기술 분야는 원천기술 확보 등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펴고 이 과정에서 창의적 인재도 나오는 반면 ICT는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산업에 바로 응용할 수 있는 탄력적이고 즉각적인 정책이 수립돼야 하기 때문에 통합될 수 없는 분야라는 설명이다.
정충식 경성대 교수도 "공룡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발빠르게 IT 정책을 내놓고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래창조과학부와는 분리돼 구체적 액션 플랜을 짜고 실천하는 ICT 전담부처가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CT가 사이버 보안, 윤리, 정보격차, 프라이버시 문제 등 사회·문화·윤리적 요소들을 고려해 정책을 펴야하는 분야라는 점도 과학기술부처와 통합돼서는 안되는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시대에 접어들면서 IT는 모든 산업, 정책적으로는 모든 부처와 연결되는 분야가 됐다"며 "새 정부에서는 적어도 방송통신위원회와는 다른 ICT 전담부처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융합시대에 방송·콘텐츠의 산업정책적 육성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로 현 방통위 기능이 고스란히 흡수된다면 방송도 함께 가는 것인데, 자칫 과학기술 정책에 치중해 방송통신융합 산업을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