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방지법? 문화콘텐츠 육성이 먼저

[기자수첩] 게임방지법? 문화콘텐츠 육성이 먼저

김성호 기자
2013.01.23 06:21

"죄송합니다. 인수위원회에서 자료 요청이 와서요. 먼저 올라가 보겠습니다."

얼마 전 기자가 찾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갑작스런 인수위의 요청으로 분주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영화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 시사회에 참석, "문화콘텐츠산업이 우리 주력사업이 되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언급한 후다.

'뽀로로'는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대표적인 한국산 애니메이션이지만 사실 경쟁력을 갖춘 애니메이션은 즐비하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 해 50~60개 애니매이션이 제작되는데 이들 중엔 '토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 적잖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투자환경은 열악하다. 콘텐츠진흥원이 정부 예산을 받아 지원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민간투자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일부 창투사가 투자하고 있지만 흥행이 검증된 작품에만 자금이 쏠리는 실정이다.

시야를 조금 넓혀보면 콘텐츠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어린이 뮤지컬의 경우 대작이라고 해봐야 투자비용이 10억원 안팎인데도 투자자를 찾지 못해 공연조차 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대부분 투자수익이 많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탓이다.

높아지는 규제 벽도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 최근 일부 국회의원이 발의한 '게임방지법'이 한 예다. 이 법안은 청소년의 게임중독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나왔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주목받던 게임주가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서는 등 게임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오죽하면 법으로 게임을 규제하겠느냐 싶지만 아동의 놀이문화부터 한 번 짚어봐야 한다고 본다. 초등학교만 진학해도 갑자기 놀거리가 사라져버리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게임 외에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 무엇일까.

게임을 '사회 악'으로 단죄하기 앞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육성하려는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콘텐츠진흥원이 '뽀로로' 영화 한 편으로 분주한 것이 더 이상 새삼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콘텐츠산업이 성장하고 아이들의 새로운 놀이문화도 창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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