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15년부터 대입 공통원서접수 시행"

"이르면 2015년부터 대입 공통원서접수 시행"

최중혁 기자
2013.07.17 07:35

[인터뷰] 이원근 대교협 사무총장 "구조조정 국공립부터 모범 보여야"

4년제 대학들의 스트레스가 위험수위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이후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 왔기 때문에 일부 대학들은 재정이 '한계상황'에 봉착해 있다. 당장 매년 임금을 동결 당한 직원들부터 불만이 높다.

그렇다고 대학을 바라보는 '곱지않은 시선들'이 누그러진 것도 아니다. 여전히 적립금을 풀어라, 등록금을 더 낮춰라, 교육의 질을 높여라, 방만한 경영을 없애라 등 각종 요구가 팽배하다. 2009년 전 호시절에, 등록금을 '팍팍' 올린 일부 대학들의 경우 그나마 버틸만 하겠지만 상당수 대학들은 '남의 나라' 얘기다.

박근혜 정부는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투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수준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반갑지만은 않다. '반값등록금' 예산 2조7750억원을 제껴놓고 나머지 돈으로 나눠먹기를 하려니 경쟁이 여간 치열한 게 아니다. 학령인구 급감 시기에 특성화와 구조개혁에 실패하면 오히려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란 두려움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 총장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지난달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여름 총회에서 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 대학평가 시스템 개선, 대학강사 제도 관련 대체 입법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대학 총장들의 요구와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대교협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200여개 회원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듯, 전국 200여개 대학들의 이해관계는 대교협 사무총장이 주관한다. 지난 4월 제11대 대교협 사무총장에 취임한 이원근 전 교육부 학술정책관(55·사진)을 만나 우리나라 고등교육 이슈 전반에 관해 들어봤다. 참고로, 이 신임 사무총장은 대선 기간이 포함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새누리당 교육수석전문위원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교육공약에 상당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4년제 대학들의 이해관계를 총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맡았습니다.

▶고등교육은 이미 양적 성장, 즉 확장기를 지나 질적 성장을 지향하는 축소 조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질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흔히 말하는 뼈를 깎는 개혁이 있어야 하고, 그것은 곧 고통과 갈등이 동반되는 것입니다. 대학들의 협의체인 대교협으로서는 갈수록 어려운 시기임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소통을 통한 이해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회원대학들 간의 소통과 협력을 잘 이끌어내 대학발전에 조그만 힘이라도 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할 각오입니다.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와 관련해서 대교협은 어떤 임무를 맡고 있습니까.

▶박근혜 정부 140개 국정과제 중 11개 과제가 교육과제입니다. 고등교육과 관련해서는 입시간소화, 대학특성화, 지방대학 지원확대가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대교협이 깊은 관심을 갖고 정부와 협력해야 할 과제입니다만, 대학입시를 위탁받아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형공통원서접수시스템 사업 추진에 특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형 공통원서접수시스템 구축의 진행상황이 궁금합니다. 민간업체들은 배제되는 것인지요.

▶학생이 여러 대학에 지원하더라도 대입원서는 한 번만 작성하게 하자는 것이 공약이자 국정과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공통원서가 필요하고, 다음으로 공통 접수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학생의 개인정보보호와 정확한 대입 정보 등을 위해 공약과 관련 없이 회원대학들이 시스템 구축을 먼저 절실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교협은 빠르면 2015년, 늦어도 2016년 입시부터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현재 대입원서접수를 대행하는 민간업체들이 있는데, 대교협이 기존의 업체를 강제로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대학의 선택에 맡겨야겠지요.

-지방대학 육성방안과 관련해 수도권 대학들과 지방대학들 간 알력다툼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만.

▶‘지방대학 지원확대’는 사회통합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통합을 위해서는 단순 무한 경쟁이 아니라 조금 더 여유 있는 측이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대학들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계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애쓰는 수도권 대학들의 노력을 외면하거나 '발목잡기 식'이 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도권 대학들에게는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와 통제를 완화시켜 주면서 지방거점대학들을 중심으로 지방대학들이 지역 특성과 장점을 살려 지역발전을 선도해 갈 수 있도록 대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대학들이 많습니다. 등록금 경감 대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정부 재원이 올해 기준으로 2조7750억원이 투입됐고, 향후 1조2250억원만 더 투입되면 산술적으로는 반값등록금이 달성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마련된 막대한 재원의 효율적 지원입니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학들의 부담분은 거의 달성했기에 대학의 대응투자를 전제로 하는 Ⅱ유형 장학금은 Ⅰ유형으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또한 장학금의 지원 방식도 대학을 통해 이뤄지게 함으로써 대학의 책임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아울러 이러한 등록금 재정지원이 향후에도 정권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제화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확충 노력과 함께 대학들은 어떤 자구노력을 펼쳐야 할까요.

▶반값등록금은 모든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맞춤형 복지로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성적 우수학생에 대한 장학 지원 등이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대학들은 이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립금 등 금융자산 운용을 통한 재정 수입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득보다 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연구개발 지원, 창업지원 등 대학의 맨파워를 활용한 재정수입 확대에 매진하는 것이 대학과 국가, 사회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대학 총장들에게는 ‘구조개혁’과 ‘특성화’가 주요 화두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늦어도 2017년이면 고교 졸업생수가 대학입학정원보다 적어집니다. 고등교육 전체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어느 일방의 희생과 고통만 요구하는 상황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먼저 우월한 위치에 있는 국공립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국공립의 역할을 뚜렷이 하면서 특성화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사립대학은 자율적으로 각자의 장점과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구조조정하게 유도하는 것입니다.

예전과 같이 무늬만 특성화한다거나, 구조조정 흉내만 내는 대학은 이제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겁니다. 학생, 학부모는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학,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줄 것 같은 대학, 더 나은 성공적인 삶의 길을 제공해줄 것 같은 대학을 고를 겁니다. 지역 산업과 연계된 취업 경쟁력이 있는 학과, 전국적으로 타 대학을 능가할 수 있는 질 높은 학과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합니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경쟁력 없는 학과나 프로그램은 통폐합하거나 전환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대학평가 방식에 대해 총장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바람직한 방향과 고등교육평가원 설립 가능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대학들에게 구조조정과 특성화를 요구하면서 평가는 일률적으로 해 특성화를 저해하고 대학 획일화를 오히려 조장한다는 이유 있는 불만들이 대학가에 퍼져 있습니다. 각 대학별 명확한 역할과 목표, 기대하는 성과를 대학 스스로 제시하게 하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엄정히 평가함으로써 획일적 평가를 지양하고 특성화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한층 더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평가 전략과 기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업그레이드 된 평가를 현재의 평가 시스템을 개선해 수행할 수 있을지, 아니면 별도의 평가기구의 설립 등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검토 결과에 따라 기구 설립 여부를 판단하면 될 것입니다.

-대학입시는 대한민국 교육의 영원한 ‘숙제’인 것 같습니다. 대입제도 개선과 관련해서 대교협은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일단은 지난 12일 발표한 2014학년도 수시모집 요강에서 핵심전형 요소를 기준으로 부제를 설정토록 했습니다. 2015학년도 입시는 내용적으로 간소화 해 학생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교육부에서 정책을 연구 검토 중에 있고, 이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학생을 뽑을 때 ‘점수경쟁’이 아니라 ‘인성경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25년간 하버드 대학 입학사정관을 역임한 분을 면담한 적이 있습니다. 뛰어난 축구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뛰어난 공격수만이 아니라 뛰어난 수비수, 골키퍼 등 다양한 선수 구성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우수한 대학일지라도 오로지 성적만으로 입학생을 뽑는 것은 경쟁력을 위해서나 사회 통합차원에서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학, 그 학과에서 수학할 수 있는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 한 다양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고른기회입학전형은 지금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국공립에서 더욱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요.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수시에서는 수능을 반영하지 말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2014학년 수시 모집요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수시 합격자에 대한 수능 최저기준이 완화되는 추세이며, 아예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수시에 수능을 아예 반영하지 않을지, 아니면 최저 기준을 둘 지는 대학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창조경제에 걸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지식과 기술은 갈수록 변화 발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교수 한 개인의 지식에 의존하는 기존의 교육시스템으로는 이러한 변화 발전을 선도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어렵습니다. 공동 연구만이 아니라 공동 티칭, 즉 팀 티칭이라든지 커리큘럼의 공동개발, 새로운 교수법의 연구 적용, 대학간 컨소시움을 통한 프로그램 운영, 산업체와의 협력 과정 운영 등 다양한 시도가 활발히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창의인재 육성의 중요한 요소인 대학 기초교양 교육의 80%를 시간강사들이 맡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시간강사들의 강의 수준 제고가 급선무라 할 것입니다. 현재 강사법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강사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처우 개선과 함께 그들의 강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에 정부는 물론 대학들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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