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달러 환율 변곡점서 순매도로 '턴'

외국인, 원/달러 환율 변곡점서 순매도로 '턴'

오정은 기자
2013.09.25 11:39

[오늘의포인트]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인 8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강세가 변곡점에 도달하자 외국인은 21일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원화 강세는 사상 최고 수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한 경상수지 흑자와 증시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촉발됐다. 경기회복과 유동성의 힘이 환율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원화강세 부담이 커지며 외국인 순매수는 점차 둔화되는 흐름이다. 2012년 들어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1070원에 이를 때면 순매수를 멈추곤 했다. 이번에도 같은 매매 패턴을 보이는 흐름이다. 원화가 강세로 갈수록 한국 수출주에 대한 경쟁력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진다면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수출주보다는 원화강세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원화강세 수혜주로는 전통적으로 내수주가 거론되지만 최근에는 조선주가 새롭게 떠오르는 추세다.

◇"외국인, 환율 부담 커졌다"=지난해 들어 지속적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진행된 횟수는 총 다섯 번이었다. 5회 모두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와 함께 원화강세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환율 하락 속도가 과거보다 가파르게 나타나며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9월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1조4309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이후 16일 5098억원, 17일 3909억원, 23일 3127억원, 어제 778억원으로 매수 규모를 줄이고 있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2년 이후 원/달러 환율 1100원 미만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를 계속한 기간은 지난해 12월과 이번 두 번 뿐"이라며 "작년 12월에는 원/달러 환율 1070원이 외국인 매매의 변곡점으로 작용했으며 이번에도 환율이 주는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원화강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은 국내 수출주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을 변화시킬 수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일 원/달러 환율이 8개월만에 최저치(1072.2원)를 기록한 직후 25일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날 오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에 대해 여전히 매수 우위에 있으나 환율이 추가로 떨어지면 코스피가 급격한 조정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원화강세 수혜주로 일단 '도피'=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원화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원화강세 수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의 1~7월 경상흑자는 누적으로 365억4000만 달러에 달해 현재 속도라면 연간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경상흑자 요인만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아래까지 하락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원화강세 수혜주로 꼽히는 대표업종은 조선주다. 원화 강세는 조선소에 단기 환차손을 발생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선가를 올리는 이익 증대 효과가 더 크다. 조선업체들은 원화를 기준으로 선가를 산정한 뒤 환율을 곱한 외화선가로 선주들과 가격을 협상하는데 원화강세가 오면 외화선가가 올라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한국 외환시장의 최대 고객은 조선소로 이들의 선박 수주가 늘어날수록 원화는 강세기조를 띠고 이는 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선가상승은 조선업의 이익을 늘리는 선순환으로 돌아와 조선주 주가를 밀어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 수혜 종목은현대중공업(452,000원 ▼15,500 -3.32%),삼성중공업(31,950원 ▼1,750 -5.19%),대우조선해양(126,100원 ▼3,800 -2.93%)등이다.

음식료와 같은 내수주도 전통적인 원화강세 수혜주다. 이들 업종은 최근 외국인 매수가 경기민감주·수출주에 집중되며 다소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 다만 최근 강세장에서 덜 올랐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원재료 수입비중이 큰 음식료주로는대상(20,150원 ▼50 -0.25%)CJ제일제당(229,000원 ▼2,500 -1.08%)이 꼽힌다.

원화강세로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는한국전력(44,050원 ▼650 -1.45%)도 수혜주다. 한전은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연간으로 2900억원의 세전이익이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료비, 구입 전력비, 외화차입금에 대해 모두 환 헤지를 하지 않아서다.

한편 오전 11시2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8원 오른 1076원을 기록 중이다. 최근 2거래일간 급격한 하락을 일부 되돌리고 외국인 순매도로 인한 영향을 일부 반영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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