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권업 불황타개, 당국과 업계 머리 맞대야

[기자수첩]증권업 불황타개, 당국과 업계 머리 맞대야

김성은 기자
2013.10.08 16:17

"중소형 증권사가 생존할 방안은 '특성화'라고 외치지만 지금처럼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성화'는 이미 말라 버린 땅 위에서 새로운 경작물을 찾아내라는 소리와 같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위축된 증권사를 되살리기 위해 '증권사 영업활력 제고방안'을 내놓고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을 10년 내 GDP(국내총생산)의 1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의 '텐텐(10·10) 밸류업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대형 증권사는 투자은행(IB) 업무에 주력하도록 하고 중소형 증권사는 특화된 서비스로 생존방안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 금융당국 구상이지만 거래대금이 줄고 기업의 재정여건이 제한된 상태에서 이는 '듣기 좋은 말'일 뿐 적합한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당국의 방침들이 모호하다면 생존위기에 놓인 증권사들의 변화를 위한 움직임들은 아직까지 더디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들이 오랫동안 있어 왔지만 수익구조는 쉽게 변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국내 증권사의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위탁매매 비중은 44.2%로 미국 21.6%와 일본 15.8%에 비해 2~3배 가량 높았다. 글로벌 선진 금융투자회사들이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 난 뒤 사업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한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뾰족한 방안을 내놓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잇따라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상황이 나아질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금의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으로 구조개편도 감수해야 할 것이란 뜻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현실타개를 위한 한 방편으로 "증권사들 사이에서 M&A(인수·합병)가 활발히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증권업'이란 말이 등장한지 일 년이 다 돼 가지만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다. 오히려 증권업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올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을 건너기 위한 징검다리를 만들 때 양쪽에서 함께 돌을 놓아 간다면 일은 훨씬 수월해진다. 당국과 업계가 함께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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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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