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창원공장 가보니…과감한 투자+품질 최우수 경영

"철도차량 기술력이 이 정도로 높을 줄은 몰랐습니다. 안전과 품질 모두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지난 11일 찾은 현대로템의 경남 창원공장. 한달 전 러시아 제1의 중공업회사이자 화물철도차량을 생산하는 UVZ(UralVagonZovod)의 알렉세이 티샤에프 철도사업본부장 등 경영진이 방문한 곳이다. 그들은 66만㎡(20만평)에 달하는 공장을 둘러보면서 현대로템의 기술력을 놀라와했다.
현대차(471,000원 ▲5,500 +1.18%)그룹 계열 현대로템은 고속철도부터 트램, 기관차 등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철도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종합철도 기업이다. 철도의 본고장 미국과 아일랜드를 비롯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35개국에 현재 약 4만2000량의 차량을 수출했다. 창원공장에 이어 터키와 미국 현지에 각각 2006년, 2009년 생산공장을 설립하면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기자가 처음 들른 곳은 차체공장. 이곳에서는 철도차량의 바닥, 양사이드, 지붕, 바닥, 앞·뒷면 등 총 6면의 프레임을 붙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 면을 하나의 몸통으로 완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술이 바로 용접이다. 예전에는 용접사가 지붕 위와 바닥 아래를 오가며 작업했지만 '회전지그' 덕분에 원하는 자세에서 용접을 할 수 있다. 회전지그는 무게 30톤에 달하는 차량의 6면체를 둥근 원통으로 감싸 360도 돌려주는 설비다.
권재춘 차생산관리팀 부장은 "회전지그로 돌려가면서 용접을 하면 꼼꼼히 할 수 있어 완성도가 더욱 높아진다"며 "사람의 용접이 이뤄진 후에는 레이저가 달린 로봇 수십 대가 미세한 용접을 실시, 한치의 제작불량이 없는 용접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기업이지만 철도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검사장과 수출 마지막 과정을 담당하는 의장3공장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검사장에 들어서자 천장에 붙어 있는 빨갛게 달아오른 '열원적외선 히터'가 눈에 들어왔다. 더운 나라와 같은 조건에서 철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갖춘 장치다.
권재춘 부장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에 제작해 온도가 높은 브라질과 같은 나라로 납품하면 차량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철도는 자칫 대형사고로 직결될 수 있어 제작환경과 운영환경의 차이를 최소하기 위해 특수히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품질과 기술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선언한 '품질 최우수경영'이 현대차나 기아차뿐 아니라 현대로템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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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의 안전성과 품질은 해외에서 더 알려져 있다. 현대로템은 전동차, 디젤 동력분산식 열차, 디젤기관차, 전기기관차, 2층 객차, 경전철, 자기부상열차, 고속전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을 자체 개발해 해외 35개국에 수출한다.
지난 6월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주정부가 발간하는 관보에 상파울루 교외선 전동차 240량의 최종 납품업체로 현대로템이 선정됐다. 당시 입찰에는 중남미 철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스페인 CAF와 중국 CNR 등 전세계 강자가 대거 참여했다. 현대로템이 이들과 경쟁해 4500억원짜리 프로젝트를 따낸 것이다.
현대로템은 앞서 지난 4월 초 인도 델리 지하철공사(DMRC)가 발주한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사업도 수주했다. 2017년까지 새로 건설되는 지하철 7·8호선에 투입될 전동차 636량을 납품하는 1조원대 프로젝트다. 세계 1위 캐나다 봄바르디에를 비롯해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등 글로벌 철도업체 '빅3'가 모두 뛰어든 대형입찰이었다.
철도의 본고장 미국에도 수출한다. 특히 지난 4월 현대로템이 납품한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지방철도공사(SCRRA) 열차와 덤프트럭간 충돌사고로 차체가 훼손된 일이 있는데 인명피해가 거의 나지 않자 '현대로템=안전' 인식이 더욱 높아졌다.
현대로템은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종합 철도회사 반열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러시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현대로템은 러시아가 2015년까지 개통 예정인 모스크바 순환선 전동차 231량(4억달러 규모)과 모스크바 지하철 고급 전동차 2500량(42억달러 규모)의 입찰을 준비 중이다. 올해로 창립 36주년을 맞은 현대로템은 새로운 도약을 겨냥해 IPO(기업공개)도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리가 만든 열차로 부산에서 서울, 평양을 거쳐 유럽까지 가고 싶다'던 고 정주영 회장의 오랜 꿈을 현대로템이 러시아 철도사업 진출을 통해 이뤄가고 있다"며 "2017년까지 70조원 규모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빅5'에 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