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장초반 2000선 웃돌던 코스피, 원/달러 1020선 붕괴에 상승폭 반납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 발표에 상승 출발한 코스피가 원/달러 환율 급락에 상승폭을 반납했다. 유럽발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환율에는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ECB는 지난 5일 개최된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25%에서 0.15%로, 최대 관심사였던 초단기 수신금리인 ECB 예금금리를 0%에서 -0.10%로 인하했다. 아울러 가계와 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특수목적 저금리 장기대출 LTRO(TLTRO)를 오는 9월과 12월에 걸쳐 4000억 유로 규모로 시중은행에 공급키로 했다.
또한 필요하다면 ABS(자산유동화증권) 매입을 통해 미국식 양적완화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적극적 의지도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CB가 전통적인 소극적 조치를 넘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사한 '디플레이션 파이터'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판단이다. ECB의 부양책 발표에 유럽과 미국 증시는 지난 6일 강세로 화답했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는 '환율의 덫'에 걸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9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85포인트(0.09%) 오른 1997.33을 나타내는 중이다. 지난 5일 기관의 4000억원 넘는 매도 공세에 2000선 아래로 밀렸다 이날 장 초반 2000선 위로 단숨에 뛰어올랐지만 원화 강세에 다시 2000선을 내주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갑작스런 유동성 확대 소식에 심리적 충격을 받은 듯 1020선 아래로 밀렸다. 현재 서울 외국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00원 하락한 1017.5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1017.2원을 터치하면서 열흘 전 찍었던 52주 최저점인 1017.1(5월30일)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이는 유럽의 양적완화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영향이다. 지난 5월 ECB 발표에 신흥국 통화는 일제히 강세를 보인 바 있다.
때문에 증시는 유동성 정책을 반기면서도 환율이 1020선 아래로 밀리자 동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 민감주인현대차(613,000원 ▲41,000 +7.17%)와기아차(164,500원 ▲6,900 +4.38%)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정책이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이며, 향후 2~3개 분기에 걸쳐 외국인 매수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독자들의 PICK!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럽중앙은행의 부양책이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투자 심리 측면과 유동성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ECB의 유동성 확대 조치가 글로벌 위험 자산의 유동성 환경을 풍부하게 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1~3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를 주도했던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전환이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과거 ECB의 기준금리 인하 및 LTRO 실행 당시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된 바 있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유럽은행이 레버리징(부채를 이용한 투자 확대)하던 국면에서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3조2500억원을 순매수했다.
통화완화와 신용확대 정책이 동시에 나타났던 2011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6조411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번에도 외국인 주도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중심의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경우 대형주가 수혜를 보게 된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중에서도 최근 주가가 급등한 삼성그룹주 대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종목의 랠리를 예상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보면 그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하나금융지주(126,500원 ▼2,300 -1.79%)가 3%대 강세이며NAVER(215,000원 ▲7,500 +3.61%)와LG화학(429,500원 ▲4,500 +1.06%),KB금융(161,700원 ▲500 +0.31%)이 2%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경기 턴어라운드 속도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경기회복은 유럽의 수입금액 증가로 이어져 신흥국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 경기 턴어라운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국면에서 유럽의 소비자 및 기업 신뢰지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