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정민 한국예탁결제원 정보운영부 LEI(법인식별기호·Legal Entity Identifier)사업추진반 팀장

"법인들에 제대로 된 '주민등록번호'를 주고 '생로병사'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일입니다."
김정민 한국예탁결제원 정보운영부 LEI(법인식별기호·Legal Entity Identifier) 사업추진반 팀장은 LEI사업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는 고유번호를 기업에 붙여주고 기업 설립에서부터 각종 거래, 인수·합병(M&A) 정보, 지배구조까지 투명하고 효율적이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22일 말했다.
LEI는 기업정보의 효율적인 관리 및 활용을 위한 '첫 단추'로 금융거래에 참여하는 전세계 법인에 부여하는 표준화된 ID다. 전 세계적으로 LEI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다. 금융거래시 기업명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기해 한 기업의 금융 거래내역 및 신용 익스포저 등 총체적인 리스크 파악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를 해소하고자 LEI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국제적으로 일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불거진 기업 위기 때마다 그룹의 지배구조가 공개되지 않아 리스크가 어디까지 전가될지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LEI는 이런 비효율 및 정보 접근 제약을 제거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예탁원이 이달 LEI 단일 운영기관(LOU·Local Operating Unit)으로 선정됐다. 예탁원은 내년 1월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내·외부 인력 10여명으로 LEI 사업추진반을 구성해 시스템 구축에 분주하다.
김 팀장은 "1차적으로는 법인명, 주소, 합병 등에 따른 변동 등 기초정보만을 식별기호와 함께 담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장외파생상품 거래 위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점차 산업 각 분야로 사용 범위가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국가가 자체적인 LOU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홍콩, 싱가포르 등은 미국에서 LEI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김 팀장은 한국의 LOU 자체 설립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김 팀장은 "미국은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발급된 LEI 80만 건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LEI 도입을 가장 서두르고 있다"며 "미국 중앙예탁결제기관인 DTCC의 법인정보관리 자회사는 직원을 2년 내 200명에서 400명으로 늘릴 계획인데 앞으로 이 분야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내년 LEI 발급 개시를 앞두고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해외 거래가 활발한 곳들은 이미 거래상대방의 요구에 따라 해외기관에서 발급을 받았지만 관리 주체를 예탁원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김 팀장은 "기업들이 새로운 금융질서 확립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에도, 국내 금융시장에도 LEI 관리는 국제적 권한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