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개월만에 2050 등정을 시도하다 밀리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대외불확실성에서 벗어나 본격 상승하려던 코스피는 국내 투자자의 매물부담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코스피는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조정을 받은 이후 최근까지 약 5년간 5차례에 걸쳐 2050 돌파를 시도하다가 이내 밀린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박스권에 대한 경계심리가 팽배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실적모멘텀이 기대되는 업종·종목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다.
31일 오전 11시18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8% 오른 2035.66을 기록, 이틀연속 강세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장 초반 고점(2046.90, +0.83%)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크게 낮아졌다. 2050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줄었다.
매수우위로 다시 방향을 전환한 외국인이 이틀째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투신을 비롯한 기관·개인의 환매성 매물이 연일 출회된 탓이다. 현재 외국인은 49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4억원, 31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매물은 주로 투신(-227억원)에서 출회됐다. 투신자금이 주로 펀드환매성 자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개인·기관의 매도우위는 가계자금의 증시이탈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2050선을 뚫고 올라가기 위한 시도를 반복하겠지만 연초 이후 지속된 상승세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3월까지 이어진 코스피 상승세가 내일(4월1일)부터 시작되는 2분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시장은 이제부터 스토리(기대감)에서 숫자(실적 등 펀더멘털 지표)로 관심을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월초 국내외 매크로 지표가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좌우될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시작될 국내 상장사의 1분기 어닝시즌에서 발표될 실적들도 투자자들이 만족할 수준이 될지도 관전포인트"라고 전망했다.
현 상황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최근 미국 경기지표 둔화우려에 중동 정정불안 등 악재성 대외변수가 돌출하고 있음에도 한국증시로의 글로벌 유동성 유입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점이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한 점도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선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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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계자금의 지속적인 증시이탈은 외국인 순매수의 긍정적 효과를 상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증시가 대내외 변수의 호전으로 장기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것이라는 신뢰가 보다 강해지기 전까지는 수급요인에 의한 박스권 장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만 박스권 장세에서는 모멘텀 유무에 따른 주가차별화 현상이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박에 없다는 평가다. 1분기 실적시즌이 본격적으로 도래할 4월 중순까지 모멘텀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실적기대감이 큰 업종·종목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 장세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주 저점(2019.80) 이후 이날 현 시각까지 이틀간에 걸쳐 코스피 상승률은 0.93%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개별업종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증권업지수의 상승률은 7.82%로 시장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고 종이목재, 건설, 섬유의복, , 화학 등 업종의 상승률도 1.8~2.8%대에 이른다. 반면 철강, 은행, 통신 등 실적부진이 우려되는 업종은 같은 기간 1~2%대 낙폭을 기록, 시장수익률을 밑돌 뿐 아니라 최근 반등세에서 소외되는 흐름이 눈에 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박스권장세일수록 실적모멘텀을 보유한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간 차별화는 두드러질 것"이라며 "증권, 건설, 소재 등의 업종의 차별화 현상은 향후에도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